부부사이에 비밀은 없다?
그럴까?
아니. 아닐꺼야. 부부사이에도 비밀은 있겠지.
언젠가 우리집 남자랑 식당에 가서 밥을 먹는데
우연히도 옆자리에 남편 아는 분이 혼자 와서 식사를 하시게 되서
합석을 하게 됬다.
이런 저런 이야기....
여자들이 들으면 잔소리 깨나 할것 같은..뭐 그런..
암튼 그런 이야기를 주고 받고. 어쩌고 저쩌고.
뭐 그러라지..
난 그들만의 대화속에 끼지도 못하고 억지 웃음을 지으며
밥을 먹는데 우리집 남자의 한마다가 가슴에 와서 콕 박힌다.
'저는 형님..집에서는 그런 이야기 안해요. 워낙에 싫어해서.
차라리 모르는게 낫겠다 싶더라구요.' 그러는 거다.
난..솔직히 속속들이 남편한테 이야기 하는 편이다.
다만..친정쪽으로 남편이 몰라도 될 안좋은 일이 있을때
그리고 시동생이나 동서들에 관한것들에 대해서는
가끔 말을 안할뿐..
비밀은 없다. 엿다.
근데..우리집 남자는 내가 싫어하는거는 말하지 않는다고!
그렇구나..
새삼스럽게 느껴졌지만 그럴수도 있겠다..싶었다.
엇그제 밥을 먹으면서..
시동생 이야기가 나왔다.
'통화할일 있어서 이야기 하다가 어머니 놀러 가시는 거 이야기 했다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지난번 대출사건도 있고 해서 불쑥...하지 않았어야 좋았을
시동생에게 서운했던 마음과 동서들이게 상처 받았던 일들을
남편이 몰라도 좋았을 일들을 나도 모르게 내 놓고 말았다.
아차..싶었지만
물은 이미 엎질러졌고.....말은 이미 튀어 나왔다.
서운해 하지 말라고, 다 그런거라고.....내편이 되어 말해주는거 고맙긴 했지만..
말하지 말껄..하는 후회가 자꾸 드는건..
좋은 소리는 자꾸 들으면 낯설던 사람도 친근하게 느껴지지만
나쁜 소리를 듣게 되면 자신도 모르게 나쁜 감정이 쌓일지도 모른다는..
그게 그렇다.
변명 같지만..
엄밀히 따지고 보면 부부간에 비밀이 존재하기란 쉽지 않은거 같다.
그리고..
난..약자나 피해자만은 아니다.
동서들이 자신들도 모르게 내 자존심을 건드리듯
나도 모르게 그들의 자존심에 상처 주었을께 뻔한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고 그러면서 사는게지...
오늘밤 방안 공기가 유난히 차갑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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