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언니랑 통화하면서...
사실 어리광 부리고 싶어서 전화 했는지도 모른다.
세살 위의 언니...
나보다 공부도 훨씬 잘했고,
나보다 훨씬 고집도 쎄고
나보다 훨씬 깔끔하고
나보다 훨씬 살림도 잘하는 울 언니가...
나보다 훨씬 힘들게 산다.
여러모로...
언니는 아니라고 할지 모르겠지만 내가 보기엔 그렇다.
그래서 전화하면 늘..언니가 하는 말을 들어주는게
내가 언니를 위로할수 있는 단한가지 방법이였다.
지금 역시 언니는 시간이 훌쩍 한 십년쯤 흘러버렸으면 좋겠다..한다.
십년쯤 지나고 나면 지금보다는 낫지 않을까..싶은가 보다.
그런 말을 느낌없이 중얼거릴때면
마음이 아프다.
암튼...
엄마 이야기를 하려고 전화를 했다.
말 안들어서 못살겠다고..
왜 그렇게 고집에 쎈지 모르겠다고....
툴툴거리며 투정만 늘어 놓았다.
울언니...
가장 기본적인것부터 걱정하네.
난 내앞에 펼쳐진 지금만 보고 툴툴거리는데..
'야야..엄마 연금 얼마랬지?'
'글쎄. 그건 왜?'
'엄마 연금만 가지고 살 수 있겠냐?'
'그거가지고 어림 없지. 엄마 돈 쓰고 살아야지.'
'어디 그게 그렇냐. 모아놓은 돈 쓰기 시작하면 금방이여.'
'언니. 그런 걱정 하지마. 막내네도 있고, 나도 있고. 뭐 걱정이야.'
'그래도 엄마더러 농사일 그만하라고 할려면 그것부터 해결해야 할것 같은디..'
한다.
그렇다.
그렇구나...
그거부터 해결해 놓고 나서 농사를 지으라 말아라 해야하는데
나는 엄마 아프다 하면 무조건 일 많이 해서 그렇다고
눈물이나 질질 짜고 짜증내고 속상해하고 잔소리하고 그랬다.
역시..
언니는 언니다.
아무리 형편이 어려워도..
아무리 사는게 버거워도
엄마 생각하는건 내가 어떻게 따라잡지 못한다.
사실..
언니 모르게
동생하고 나하고만 다달이 내서 모으는 돈이 언니보다 쬐끔 많다.
엄마 앞에 일이 생기면 쓰려고 모으는 돈이..
이것도 이야기는 언니가 먼저 꺼냈고,
언니 형편 봐서 언니 모르게 하자 내가 동생에게 제안했었다.
맏이는 뭔가 달라도 다른게 있다.
울남자 어머니한테 하는거 보면...
역시...뭔가 달라.
'지나간날들 > 2010'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연말인갑다.. (0) | 2010.12.07 |
---|---|
김장하러 (0) | 2010.12.07 |
일탈 그 즐거움.. (0) | 2010.12.06 |
심심타.. (0) | 2010.12.05 |
별일 없이 산다는 거.. (0) | 2010.12.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