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니까...
12월이니까..
거짓말 안보테고 이틀에 한번꼴로 우리집 남자 모임할꺼야..
그러니 그만큼 술 마실 일도 많겠지 싶었다.
그래서..
미리..
우리집 남자를 사랑하고 걱정하는 마음에서
술 조금만 마시라는 말이 지나가는 바람 한점만큼의 힘도
없다는거 알아서
숙취해소 그러니까 술깨는데 도움이 되는 음료와 알약을
일곱번 먹을거를 사다 놨다.
사다 놓은지가 열흘이 쪼끔 넘은거 같다.
그런데 아직 한병도 먹지 않았다.
세상에 이런일이다.
우리집 남자 철들었나벼.
아님 요즘 일이 너무 많아 몸 사리고 있는걸까?
몇번의 연말 모임이 있었구, 술도 하긴 했지만 쬐끔 아주 쬐끔~
술냄새 풍기는 정도로 끝냈다.
뭐 아직 12월이 반이나 남았지만..
그래도 이게 어디여..
오늘은 가만히 물어봤다.
'자갸. 이제 연말모임 끝났어?'
'왜?'
'아니...요즘처럼 피곤하면 모임이고 뭐고 귀찮을거 같아서.'
'아직 남았어. 18일날 반창회 있는데 그날은 아이들 데리고 우리가족
망년회 하기로 했잖어. 그래서 안나가기로 맘 먹었고,
21일날은 부부동반인거 알지~ 그것도 모임이 두개나 겹쳤다.
거기도 하나만 가야지~ 글고....28일하고 30일은 동네 형님네서 몇이 모이기로 했어.'
'흐으..아직도 그렇게나 많이 남았어? 아직도 첩첩 산중이네~'
'첩첩 산중은....그래도 많이 줄였잖여 예전보다 ....조금 더 줄여볼까..생각중이다.'
내 속내의 첩첩산중이란...술마실 기회가 아직도 많다는거고
미리 사다놓은 숙취해소 음료수가 쓸모 없어지길 바랬는데
필요해질지도 모르겠다는 약간의 불안감이였다.
우리집 남자는 다른 뜻으로 받아 들였겠지만..
암튼...
울집남자에게는 컨디션~ 어쩌고 하는 음료와 알약 사다 놓은거
아직까지는 비밀이다.
아주 아주 가능한한 오래오래 비밀이였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