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좋은 시누가 아니라
그냥 내 연민에 빠진 며느리 아닐까...싶은 생각이 들었다.
요즘 거의 날마도 올케랑 통화를 한다.
엄마 덕이다.
엄마가 거기 있으니 그것도 아파서 올라가 있으니
자주 전화를 하게 된다.
늘..느끼는거지만
내 올케라서가 아니다 참 마음이 이뿌다.
거짓말 하나도 안보태고 난 지금까지 올케가 밉다거나
뭐 저래~ 싶었던적 한번도 없다.
적어도 내게 올케는 아주 아주 괜찮은 사람임이 분명한 것이다.
그러면서 가끔 생각했다.
난..참 괜찮은 시누야~ 어깨 으쓱 했었던 적도 몇번은 있었던것 같다.
서울에도 눈이 펑펑 쏟아졌단다. 오늘도
답답해 하는 엄마 모시고 의료기 상사에 가서 수술하고나면 필요한 것들을
몇가지 사가지고 와서는 어쩐일로 아이들이 일찍 잠이 들었다고...
그래서 동생이 영화나 보러 갈까나~ 했단다.
그럴까...하고 있는데 큰조카가 눈비비며 일어나면서 엄마 나도~ 하더라고...
그래서 주저앉았다는 올케말을 듣고..
엄마한테 잠깐 맞기고 나갔다오지~ 했다. 정말 아무 사심없이......
그래도 망설이는 올케...며느리니까 그러겠지..
한참 통화를하고 엄마랑 통화를 하면서 이런저런 안부를 묻고..
아이 좀 봐줘~ 둘이 좀 놀다 오게~ 했다.
그러면 좋은디 저것이 지 엄마아빠 따라간다고 떼 안쓸랑가 모르겄다~ 하신다.
뭐 얼마나 떼 쓰겠어? 했더니...
저넘 데리고 수퍼라도 왔다갔다 해볼꺼나~ 하시는데 목소리에 서운함이 묻어난다.
아차...실수했다 싶었다.
수퍼는 안되지. 날도 춥고, 엄마 다리도 아프고.....눈와서 길도 미끄럽잖어~ 하며
수습하긴 했지만..
수술날짜 잡아놓고 아무리 어쩌니 저쩌니 해도 맘이 싱숭생숭 할텐데
며느리 입장만 생각하는 딸래미가..
또는..마눌 데리고 영화보러 가볼까~ 하는 아들이 서운했을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좋은 시누라기 보다는
내 연민에 사로잡혀 사는 시집살이 쬐끔 맵게 한 이기적이 며느리일 뿐일지도 모르겠다..
엄마한테 죄송함에 마음이 싸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