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2010

선물..

그냥. . 2010. 12. 24. 21:51

큰넘이 먼저 전화가 왔다.

끝났는데 바쁘시냐고....걸어갈까요? 하고..

남편이 나가 데리고 들어왔다.

내일이 크리스마스라고 야자를 쉰다나 어쩐다나....

30분쯤 있다가 작은넘이 올 시간...

추워서 나가기 싫은거다..

밥도 아직 준비도 안됬고...

나가서 저녁 먹자고, 짜장이라도, 탕수육이라도 먹자고

꼬드겼지만...우선 큰넘이 귀찮다 하고,

우리집 남자도 귀찮은 내색이고,

난...추워서 밥하기도 싫고, 막둥이 마중나가기도 싫고~

그래서..

튀김 튀겨 술한잔 하자~ 하고 난 주방으로

남편과 큰넘은 음료수와 소주와 맥주를 사려 편의점 앞

막둥이가 학원버스에서 내리는 곳으로 갔다.

커다란 접시 가득~ 튀김을 만들고~

작은넘에게는 좀 조심스러웠지만....

난 추워서 라면을 끓였다.

왤까? 추우면 다른 국보다 라면이 자꾸 생각나는것은...

우리집 남자는 즉석 짜장을 밥에 올려먹고,

큰넘과 작은넘은 밥을, 그리고 나는 라면을..

우리집 메뉴 참 다양하다.

마트에서 산 냉동 튀김에, 즉석 짜장, 거기다 집에서 한  밥, 김치. 찌개....

요즘 돈만 있으면 참 편한 세상이라는 생각...

맛나게 오손도손 이야기를 섞어가면 밥을 먹고....

술도 먹고..

우리집 남자가 젓가락을 놓고 마악 일어나는데

'이이이잉... 그냥 가면 어떻게...싼타할아버지~ 오늘같은날

나에게 가장 좋은 선물은 설거지를 안하게 해주시는거에요오~'

푸념처럼 중얼거렸더니 마악 일어나 나가던 우리집 남자가 되돌아 왔다.

'아..내가 내가 해줄께 설거지..' 하며 팔을 걷어 붙힌다.

오늘은 튀김도 하고, 라면도 끓이고, 밥도 먹고 해서

그릇도 많은디~ 그럼에도 힘좋은 우리집 남자

능숙한 솜씨로 깨끗히 반짝반짝하도록

설거지를 끝내 주었다.

'고마워. 크리스마스 선말 최고여~' 했더니

'이게 무슨 크리스마스 선물..이런건 얼마든지 해줄수 있어~' 한다.

ㅎ.........

캔맥주 하나와 가족..

그리고 설거지에서 벗어났다는것 만으로도 행복한 김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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