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넘이 먼저 전화가 왔다.
끝났는데 바쁘시냐고....걸어갈까요? 하고..
남편이 나가 데리고 들어왔다.
내일이 크리스마스라고 야자를 쉰다나 어쩐다나....
30분쯤 있다가 작은넘이 올 시간...
추워서 나가기 싫은거다..
밥도 아직 준비도 안됬고...
나가서 저녁 먹자고, 짜장이라도, 탕수육이라도 먹자고
꼬드겼지만...우선 큰넘이 귀찮다 하고,
우리집 남자도 귀찮은 내색이고,
난...추워서 밥하기도 싫고, 막둥이 마중나가기도 싫고~
그래서..
튀김 튀겨 술한잔 하자~ 하고 난 주방으로
남편과 큰넘은 음료수와 소주와 맥주를 사려 편의점 앞
막둥이가 학원버스에서 내리는 곳으로 갔다.
커다란 접시 가득~ 튀김을 만들고~
작은넘에게는 좀 조심스러웠지만....
난 추워서 라면을 끓였다.
왤까? 추우면 다른 국보다 라면이 자꾸 생각나는것은...
우리집 남자는 즉석 짜장을 밥에 올려먹고,
큰넘과 작은넘은 밥을, 그리고 나는 라면을..
우리집 메뉴 참 다양하다.
마트에서 산 냉동 튀김에, 즉석 짜장, 거기다 집에서 한 밥, 김치. 찌개....
요즘 돈만 있으면 참 편한 세상이라는 생각...
맛나게 오손도손 이야기를 섞어가면 밥을 먹고....
술도 먹고..
우리집 남자가 젓가락을 놓고 마악 일어나는데
'이이이잉... 그냥 가면 어떻게...싼타할아버지~ 오늘같은날
나에게 가장 좋은 선물은 설거지를 안하게 해주시는거에요오~'
푸념처럼 중얼거렸더니 마악 일어나 나가던 우리집 남자가 되돌아 왔다.
'아..내가 내가 해줄께 설거지..' 하며 팔을 걷어 붙힌다.
오늘은 튀김도 하고, 라면도 끓이고, 밥도 먹고 해서
그릇도 많은디~ 그럼에도 힘좋은 우리집 남자
능숙한 솜씨로 깨끗히 반짝반짝하도록
설거지를 끝내 주었다.
'고마워. 크리스마스 선말 최고여~' 했더니
'이게 무슨 크리스마스 선물..이런건 얼마든지 해줄수 있어~' 한다.
ㅎ.........
캔맥주 하나와 가족..
그리고 설거지에서 벗어났다는것 만으로도 행복한 김여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