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2011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

그냥. . 2011. 1. 13. 21:46

'엄마~ 나아 학원에서 반을 잘못 배정 받았나봐.'

'왜?'

'아니..애들 말 들어보니까 연합고사 성적이 나하고 2~30개 차이 나는

애들이 많드라구'

'그래? 그럼 성적이 많이 차이나겠는데. 반 바꿀수 있느냐고 선생님께

여쭈어 보지?'

'그러게. 그러면 얼마나 좋아. 안된데..3월에 다시 반편성 한데..'

'아이구 이눔아. 그러게 반배치고사를 잘봤어야지. 대충 보더라니.'

'긍게 말여. 신경 좀 쓸껄..넘 얼떨결이였거든 가자마자 불려가서

마음의 준비도 안됬는데 시험보라고 해서 그냥  대충 봤더니 누가 이럴줄 알았어야지.'

'그러게 시험은 늘 최선을 다해야 하는거야. 언제 어떻게 어떤식으로 작용할지 모르잖어.'

'긍게 그래야겠어. 근데 엄마. 우리반에는 공부하는 넘들이 별루 없어.

자습시간에 분위기 웃긴다니까. 노래 부르는 넘도 있고, 마악 떠드는넘도 있어..'

'감독 선생님 안계시냐?'

'그때 뿐이여. 어떤넘들은 학원에 자러 오나봐. 옆반은 더한다고 하드라구.

최상위반은 분위기가 완전 좋다고 하던데...'

'어쩔수 있냐. 집중력 기른다아 생각하고 열심히 해봐. 누굴 탓해 . 니가 만든 결과인데..'

엇저녁 아이들 데리고 들어오면서 작은넘이랑 이런 저런이야기를 주고 받는데

"큰아들~ 뭐해?'

'어! 걍 있어.' 큰넘이 쥐죽은듯 조용하다.

의도하지는 않지만 공부얘기를 하면 은근 뒤로 물러서는듯한 느낌이 든다.

안그래도 되는데 저 스스로 느껴지는 자격지심 같은게 있는거 같아서 맘이 아프다.

공부...

그게 뭐라고..

쫌 한다는 넘은 의기양양이고 좀 안하는 넘은 수다쟁이를 저렇게 조용하게 만드는지..

학원 분위기만 흐린다는 아이들 이야기 할땐 가끔 노골적으로 말조심 하라고

작은넘을 채근하기도 한다.

아이들 키우기 참 어렵다.

차별....안한다 생각하는데

지들도 그렇게 인정해줄까..싶고,..

한넘 역성들면 한넘이 상처 받을까 걱정이고..

한넘 기 살려주면 한넘이 상대적으로 의기소침해 할까봐 그것도 걱정이다.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

부모노릇 아닌가..싶다.

그래도 하늘이 우리 부부 능력 없음을 안쓰럽게 여기서서

커다란 고민이나 어려움 없이 소소한 일들에 마음쓰이게 하셔서

그것도 다행이다..싶다.

 

그러고 보니 참 다행인 일들이 많네. 내 삶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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