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2011

날이 엄청 춥다.

그냥. . 2011. 1. 15. 15:10

춥다.

날씨가 장난이 아니다..

춥다는 말로는 뭔가 좀 부족하다.

덜컹덜컹 창문이 흔들리고..

전깃줄은 거무줄마냥 휘청거린다.

앙상한 나뭇가지를 사정없이 휘두르는 겨울 그 차가운 바람이

꽁꽁 닫아놓은 창문 틈 그 어딘가로 들어와

내 발가락을 내 손가락을 시리게 한다.

커피한잔..

커피한잔...

그렇게 벌써 오늘만 석잔의 커피를 마시고 있다...

딱 여기까지가 적당한데 오늘이라는 시간이 아직 많이 남아 있어서..

커피 그에 대한 유혹을 뿌리칠수 있을지 자신할수가 없다.

 

아이들 치과 가는 날..

큰넘은 어제 교정기를 빼서 오늘은 교정유지기 때문에..

작은넘은 정기적으로 가는 날이다.

'오늘은 엄마 안태워다 준다~ 니들끼리 알아서 가~' 했다.

'날 엄청 추워. 따듯하게 입고 가~ 엄마는 오늘 방콕~만 하고 있을꺼야~ ' 했다.

'서둘러..버스 놓치겠다. 서두르라니까..' 도 했다.

그러다 세탁세제 들고 오신 택배 아저씨가 춥다 춥다 하시길래 잠깐 마음이

흔들렸다. 왜 하필 오늘같이 추운날 버스타고 가라고 했을까 집에 있으면서..

했지만...

그동안 늘어놓은 잔소리들이 너무 많았다. 말을 바꾸기에는..

그렇게 아이들은 완전무장을 하고 버스타러 나가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남편이 들어왔다.

'애들 버스 기다리더라.'

'어..버스 타고 가라고 했어.'

'내가 태워다 준다니까 괜찮다고 알아서 간다네. ㅎㅎㅎ' 한다.

'밖에 추워?' 했더니

'엄청 추워. 한다.

'태워다 줄껄 그랬나?' 했더니

'버스타면 금방인데 뭘..'하고 있는데 폰이 울린다. 막둥이다.

'어. 왜? 버스 놓쳤어?''

'아니 그게 아니고 엄마, 동네 할머니가 지나가시면서 이시간데

버스 없데 파업하고나서 부터 열두시차는 안다닌다는데...' 한다.

그넘의 버스파업은 언제까지 갈껀지...

우리집 남자 화장실 들어 갔는데....

서둘러 패딩 걸쳐 입고, 모자 눌러쓰고 목도리 두르고

장갑까지 끼고 골목을 돌어서니 아이들이 집으로 되돌아 들어오고 있다.

'아...........추워. 안에 니트 입고 올껄 그랬나봐'하길래

'얼른 들어가 갈아입고 와~ 엄마가 호성동까지 태워다 줄께. 거기서 버스타고 가면

안늦잖어.'

번개같은 속도로 따듯한 옷으로 갈아입고 나온 큰넘과 작은넘 데리고..

호성동쪽으로 가면 토요일 퇴근시간이라 차가 막힐것 같아 샛길을 타기로 했다.

사실..샛길이라고 하기도 뭐한...차도 안막히고, 신호등도 없는..

다만 도로가 좁아 잘 다니지 않는~

바람은 차갑고, 햇살은 좋다.

시내쪽으로 나가면 차가 막혀 30분은 족히 걸리는데

20분만에 도착했다. ㅎ..김여사 날아다니네...

아들넘들 치과 앞에 내려주고 집으로 달려 오니

40여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오늘부터는 나도. ..

애들에게 자립심 좀 키워보려고 했는데

날씨가 안도와 주고 버스 파없이 아이들 편인가 부다.

치과 갔다가 작은넘은 학원으로..

큰넘은 사진관으로 알아서 흩어지겠지..

 

으흐..

춥다.

손시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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