윗입술 오른쪽에 물집이 포도알맹이 처럼 잡혔다.
나 ......피곤해...
말로 하지. 왜 입술에 물집이 잡히는지 모르겠다.
나는 좀 불편하기만 한데 우리집 남자 보기엔 좀 아니였나부다.
병원에 갔다가 우리집 남자 성화에 못이겨서 바로 집으로 왔다.
피곤해 보인다나 어쩐다나.......
쫌 쉬라고~
사실 엇저녁에도 열한시도 안되서 잠들었으니 잠이 부족한것도 아닌데
몸뚱아리가 쫌 무겁긴 하다.
우리집 남자와 함께 짊어졌던 생활의 무게를 혼자 짊어지려니
버겁긴 좀 버거운 모양이다.
농협에 볼일있어 갔더니.....피곤하시죠~ 피곤해 보여요..
신협도 정리할 일 있어 갔더니...형수님이 고생이 많으시지요. 얼굴이 말이 아니네...
언니도, 엄마도, 동생도....
병원에 있는 사람 걱정에 앞서 내 걱정이 늘어진다.
ㅎ....
ㅎ.....
우습지.
내가 왜? 난 아무렇지도 않은데..
언젠가 우리집 남자가 감기에 심하게 걸렸다 나았을때 내가 한 말이 있다.
'당신은 나보다 적어도 사흘은 더 오래 살아야 해.'
'왜?'
'나는 혼자는 하루도 살수 없는 사람이니까.
알잖어. 성격도 별루고, 세상 일도 모르는게 너무나 많고,
일 하나도 당신 없으면 혼자 할줄 아는것도 없고....
그러니까 나보다 적어도 사흘은 더 살아야 하니까 몸관리 잘해.
알았지~'
'같은날 가면 되겠네..'
'그것도 괜찮구..'
했었다.
봐봐..
우리집 남자 일주일 자리 비웠다고
벌써 입술물집을 망울마울 달고 다니며
아픈사람보다 더 걱정 듣고 다니잖어.
나...참...못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