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2011

비 덕분에..

그냥. . 2011. 2. 27. 20:36

하루종일 비가 내렸다.

지금도 내린다..

손가락 한마디만큼 열어놓은 창문사이로 빗소리가

조심스럽게 나를 찾아 방안까지 들어온다.

빗소리..

봄비 소리는 특히 더 반갑다.

 

비가 와서..

날이 어둑어둑해서 다른날보다 두시간쯤 일찍 집에 들어왔다.

저녁밥 짓기에는 좀 이른 시간이라 이불속으로 파고 들어가

습관처럼 티비를 켰는데 세시봉콘서트라는 프로가 마악 시작을 한다.

잘은 모르지만... 라디오에서 몇번 귀동량 한 적 있어

이불을 어깨까지 끌어당기며 봤다.

좋다..통키타와 추억이 잔뜩 묻어 있는 노래들...

너무나 환상적이 하모니~

방송에서 쉽게 볼수 없는 말 그대로 옛날 가수들의

우리시대의 추억이 잔뜩 묻어있는 노래들....

어느순간 가슴도 찡 하고, 코끝도 시큰하고...

나도 모르게 일어나 티비앞에 바짝 다가가 앉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봤다.

흥얼흥얼 노래도 부르고...

1부 끝나고 시간 보니..여섯시가 넘었네...

2부까지 다아 보고 싶었지만........그랬다가는

울어머니 배고프실껀 뻔하고....

아픈 작은넘을 위해 닭죽 끓일 준비를 대충 해 놓은 터라

후다다닥 닭죽을 끓여 후다다닥 먹고..

오랫만에 먹으니 맛나네.

감기 후딱 털어버리라고 끓여 줬으니 낼 아침이면

어디 아팠냐는듯 멀쩡해졌으면..싶다.

설거지 후다닥 하고..방에 들어오니 아직 2부 진행  중...

노래..참 좋다.

가사도 좋고, 노래도 좋고, 가슴이 울린다.

마음이 맑아지는듯한 느낌..

참 오랫만에 느끼는 신선한 감정이였다.

 

못본 부분은 어느 한가한 날 다시보기로 꼭 봐야지 싶다.

 

비 덕분이다.

오랜 추억속의 가수들이 부르는 노래에 흠뻑 젖을 수 있었던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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