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저녁만이라도 가능하면 가족들이 함께 모여
저녁을 먹기로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온 가족이 다 모이기란 쉽지 않다.
오늘은 돼지고기 수육이다..
나 설거지 하기도 좋고~
구워 먹는거 아니니 여기저기 기름 튈 걱정 안해도 되고...
압력솥에 돼기고기를 넣고 삶으면서 식탁을 보기 시작했다.
김치도 냉장고에 먹던 통에 들어 있는 거 말고
김치냉장고에서 새로 꺼내 이뿐 접시에 담고~
장아치며, 고추잎이며 간단한 몇가지를 무쳐 놓고..
고기를 찍어 보니 아직 조금 덜 익어 십분만 있다 먹자~ 하고 있는데
앞 2층집 아저씨가 오셨다.
간단히 거실에서 말씀 나누시는가...싶더니 우리집 남자 술 한잔을 권하고~
방금 잘 삶아진 수육에 소주 한병을 두분이서 나눠 드시고~
외지에서 몇년전에 이사 오셨는데 이동네 쉽지 않단다.
텃새가 너무 심하다고며..
소주를 사다 놓은게 한병밖에 없는게 다행이기도 하고
쫌 죄송스럽기도 하고~
한시간여 술잔을 기울이시다 가셨다.
남편을 참 좋아하신다.
남편도 물론 좋아하지만..
다음에 또 오시라고~
토요일날 오시면 더 좋다고. 그날은 고기가 많다고~ 했더니
하하하 웃으면서 돌아가셨다.
다행...
여러가지로 다행이다.
많이 바쁜날 같으면 청소도 엉망이여서 신경쓰였을꺼고~
술안주 없는데 술상 차리라 하면 그것도 신경 쓰였을텐데..
오늘은 어찌 그리 상황들이 잘 맞아 떨어졌는지..
우리집 남자도, 나도 기분 좋다.
ㅎ..
내나이가..
마흔하고도 세살이나 먹었는데..
우리집 남자가 나더러...
으흐흐흐......
애교덩어리란다.
우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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