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한테 다녀왔다.
엇저녁
'엄마~ 내일 집에 계서?'
'어. 날마다 집에서 노니라 세월 가는 줄 모른당게.'
'내일 집에 갈께.'
'뭣허러 온다냐. 안와도 괜찮어야. 오지말어..'
'아니. 비 많이 않오면 갈게. 글고 엄마 애들 아빠 손가락 조금 다쳐서
기브스 했어.'
'얼마나? 많이 다쳤냐?'
'아니이 조금 다쳤어. 내일 놀래지 말라고오..'
'오지 말랑게.'
'내가 알아서 할께.'
그리고 오늘 아침 엄마한테 전화를 했다.
'엄마~ 우리 지금 출발했어.'
'어...올래? 그래 조심해서 와라~' 한다.
흐흐흐..
오지 말라는 말씀 안하시네.
어젠 그렇게 오지 말라고 몇번이나 말씀하시더니....
얼마쯤 가다가 다시 전화를 했다.
'엄마! 점심 먹으러 가게 준비 하고 계서' 하고..
'집에서 안 먹고?'
'뭔 집에서 먹어. 밖에서 먹게 준비하고 있어'
'그려. 그러자'
흐흐흐..
울엄마~ 뭔 밖에서 밥 먹냐고 집에서 간단하게 먹자고
야단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우습기도 하고..
엄마도 늙으시는구나..싶기도 하다.
엄마 모시고 갈비집에 갔다.
엄마가 치아가 시원치 않아 괜찮을까..걱정했는데
뼈가 잘 발라져서 먹기 편했다.
엄마가 맛나게 드시는 거 보니 기분 좋았다.
이런 저런..이야기.....
예전에 하신 말씀 또 하시기도 하고...
행복해 하시는 거 보니 잘 왔다 싶다.
우리집 남자를 보고 걱정이 늘어지시긴 했지만
세월 지나면 괜찮아 질꺼니까 걱정하지 말라고 말씀 드리고...
한참 앉아 두런두런 이야기를 하다가
파김치 한통과 여린 상추 한아름 얻어 왔다.
낼 낮에는 된장 쩌서 비벼 먹어야지 싶다.
좀 전에 전화 해보니
큰집 올케언니가 엄마한테 다녀 갔다고..
멀리사는 자식보다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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