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님은 보이지 않고 바람만
어슬렁 어슬렁 마당을 왔다 갔다 하는 한낮
쥔이 집에 있으나 없으나
우리집 두렁인 혼자서 심심하겠다...싶어
이름이라도 한번 불러줄가? 하고 창가에 서서
두렁이 쪽을 봤다....
흐미..
예전부터 참새들이 두렁이 밥을 훔쳐 먹는다는 걸
알고 있기는 했었지만..
참새들이 단체로 와서 외식을 즐기고 있다.
우리집 두렁이
감나무 밑 흙바닥을 약간 파서 그 속에 들어 앉아서는..
왜 그런지 모르겠다.
우리집 두렁이는 땅파기의 달인이고~
날이 더우면 흙을 좀 파내고 그 안에 들어가 앉아 있곤 한다..
암튼~
참새들의 외식이 저 때문에 방해 받는 일 없었으면 하는 냥...
얌전히 앉았다.
'두렁~' 장난끼 가득한 목소리로~ 불렀다.
두렁이 시선을 돌려 나를 바라 보며 눈 맞추기 전에
이미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고~
외식을 즐기던 참새들은 두~ 소리가 땅바닥에 떨어지기도 전에
감나무 위로~ 장미덩쿨 사이로~
앵두나무 위로 흩어져 숨어 버렸다.
흐.흐 흐..
재밌다.
또 얼마만큼의 시간이 흐르고
다시 내다 본 마당엔 참새들이 가득~하고
두렁이는 일부러 참새들의 밥을 남겨 놓는 거 아닌가..싶은 생각까지 든다.
가끔..
두렁이가 일어서서 어슬렁 거려도
참새들은..
밥그릇속에 서너마리는 들어가 자리펴고 앉아서
두렁이 밥이
지들 밥인양
얌얌 거린다.
두렁이와 참새..
참 좋은 이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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