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2011

일곱시쯤...

그냥. . 2011. 6. 9. 21:44

일곱시쯤...

송천도 먹자골목?에 남편을 내려주고 왔다.

얼마전에 보험을 두갠가 들어 줬더니 밥 사준다고

나오랬단다.

'뭐 먹고 싶은 거 있냐? 사다줄께.'

'어................양념통닭. 그거에다가 맥주한잔 마시고 자면 좋겠다.'

'근처에 닭집이 있는가 모르겠는데..'

'그럼 순대나 뭐 그런거 사와, 막창 그런거,말고..이왕이면 잡채순대로다가..'

'잡채 순대 맛있냐? 난 하나도 맛 없드만...'

'애들도 별루라는데 나는 그게 젤로 낫데. 섞어 사와. 애들이랑 먹게.'

'알았어.'

'근데 보험 들어주고 밥 얻어 먹으면...그친구는 날이면 날마다

밥 대접 하다고 볼일 못 보겠네~' 했더니

'보험은 핑계고 술한잔 하자는거지~' 한다.

집에 돌아와 저녁 준비해서 어머니 드시게 하고

마른빨래 정리하고 있는데 전화가 왔다.

'나 지금 집에 가려고..'

'그새! 왜?'

'어...소주 딱 병반 먹었는데 국희가 온다네. 갸 오면

적어도 병반은 더 먹어야는데 그러면 안되잖어.

내일 새벽에 일 해야 하는데..그래서 미안한데 순대고,

양념통닭이고 못 사가지고 갈것 같어. 길거리에서 어슬렁거리다가는

술이 과해질것 같아서..'

'괜찮아. 어서 와.'

'어..나 지금 택시타고 가고 있어.' 한다.

일곱시 좀 안되서 나갔는데 여덟시도 안돼서 들어온단다.

내일 일 때문에.....

술도 조금 먹고 일찍 들어오니까 좋아야 하는데

왠지..안쓰럽다는 생각이 든다.

그 좋아하는 친구도 술도 거기 그자리에 내버려 두고

나와야 하는 우리집 남자....

그 어깨에 올려져 있는 삶의 무게가 느껴지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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