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맥주 하나와...사각김 한봉지 들고
컴앞에 앉았다.
꿀꺽 꿀꺽 두모금 넘기니 차가고 알싸한 느낌이
식도를 타고 위장에까지 도착하는게 느껴지는 것 같다.
김 한조각 말아 입안에 넣으니
고소함 보다는 짭짜름한 느낌이 더 강하게 다가오고...
그 짭짜름함 희석하기 위해서라는 듯
또 한두모금의 알싸함으로 목을 축인다...
으스스..
몸서리가 좀 쳐지긴 하지만 그래도 뭐...
피곤할땐 맥주 한잔 마시고 뜨듯하게 푸욱 자는게
제일이다 싶다.
혼자 마시는 맥주 맛 어떠냐구?
물어 뭐해.
좋지~
ㅎㅎㅎ
혼자 마시지 말래던데..
나같은 사람이 좋다 좋다 하다가 술독에 빠진다고..
그래도 가끔은 맥주 한잔이 참 좋다.
오늘처럼
피곤이 어깨에 업어 달라고 매달려 있는 날이나..
추적 추적 비 내리는 날..
빗방울처럼 무차별로 문자 날려놓고...
기다리는데
고장난 휴대폰처럼 폰에서 아무 반응 없을때..
그리고.......
그냥 저냥 갈증날때도..
혼자 마시는 맥주도 괜찮아.
누군가 같이 해주는 사람 있다면 뭐 더 좋겠지만..
뱅글뱅글 오색등 돌아가는 담배연기 매케하고
음악소리 귓가에 쟁쟁거리는 무도회장 어느 한구석이여도 좋겠지만...
나같이 생긴 친구하나 옆에 팔짱 끼고 앉아
키득거리며 마셔도 좋겠지만~
뭐...
함께 해준다는 사람 없을적에는
혼자도 괜찮아.
친구가 뭐 따로 있나.
맥주 한잔도 충분히 친구가 되는게지~그치.
오늘은 하루종일 흐렸다.
흐리면..
왠지 몸도 쳐지고 마음도 처지고..
더 지친다.
좀 그랬다.
그래도
또 하루 잘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