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2011

햇살 뜨거운 날..

그냥. . 2011. 6. 14. 21:50

안그래도 땀 많은 사람..

땀으로 샤워를 한다.

'덥지..' 안쓰러워서 물었다.

'어.덥지..너두 덥지?'

'난 뭐..견딜만 해..'

'참 고생이네..'

'나만 고생이냐. 너도 고생이지...'

'그르게... 사는 일이 참 만만찮아.'

'그렇지.. 그래도 이게 우리가 먹고 살아가는

방법인걸 어쩌겠냐.

집앞에 봐라 오늘같은 날도 집 짓는다고 그 높은 사다리에

오르락 내리락..위험해도 직업이니까 하잖어.'

'그렇지..우리 먹고 사는 일인데....

그래도 당신 땀 너무 많이 흘리면 어지럽잖어.'

'안어지러. 살 빠지고 좋지 뭐.

우리 직업도 괜찮아. 넘 눈치 안봐도 돼지,

쉬고 싶을때 쉴 수 있지.

월급 나오나 안나오나...걱정 안해도 돼지..

사람 때문에 스트레스 받을 일 없지..

몸이 좀 힘들어서 그렇지 금전적으로도 뭐

괜찮지 않냐?'

'ㅎㅎㅎ 그렇긴 하지. 뭘 해도 쉽기만 한 건 없을 테니까. 자갸...'

'왜........'

'그래도 우리는 참 다행이지..'

'뭐가?'

'날마다 붙어 사는대도 눈꼬리 치켜뜨고

서그락 싸그락 불협화음 안내고 살아가는 거 보면.. '

'그거 다아..내 덕인거 알지?'

'어? 왜 당신 덕이야~  내 덕이지~'

'내 덕이지 아줌마~ 내가 다아 참고 여왕님으로 모시고 사니까

집안이 조용한거여~'

'하이고~ 여왕님께서 이렇게 더운날 땀 삐질 삐질 흘려가면서

흙바닥에서 일하고 있남~ '

'ㅎㅎㅎㅎ 그러게 말이다. 좋은 남자 만나지 그랬냐. 그랫음 이런 고생 안하잖어.

둘째재수씨 봐라 얼마나 편하게 사나~'

'별말씀~ 난 지금 내 모습이 괜찮은데~

뭐 쫌 가끔은 힘들기도 하지만~ 좋아. 당신도 그렇잖어.'

'어. 그렇지~ '

'그럼 된거지이'

우리집 남자와 나는 요즘 비닐하우스 안에서

참나물 작업을 하고 있다.

나는 앉아서 하는 일만 해서 뭐 그런대로 괜찮은데

우리집 남자는 오만가지 일을 다아 해야 해서

땀이 말 그대로 비오듯 한다.

그 모습을 보면...

참.....

자기 자신 하나면 저러고 안 살아도 될텐데...싶은 마음이

안쓰러운 마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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