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2011

엇저녁..

그냥. . 2011. 6. 19. 22:12

엇저녁...

저녁으로 백숙을 먹으며 막걸리 두잔을 마셨다.

나 먹기 좋으라고~

막걸리 두병에 요구르트 다섯개를 섞어 주전자에 담고..

어머니 두잔

우리집 남자 세잔

그리고 나 두잔..

켠디션 문제였을께다.

내가 그정도로 정신 줄 놓을만큼 술에 약하지 않는데

몽롱해져서 방에 들어가 좀 쉬었다 나오겠다며 누웠다...

열린 방문 틈 사이로~

주방에서는 어머니와 남편의 대화가 길고 길게 이어지고.......

이어지고...

어느사이인가..거실로 나온 우리집 남자 목소리가 들린다.

아련하게....

'........................아들..어깨 좀 주물러 봐봐. '

'여기요?'

'아니..어..거기 거기...'

안개 너머 저어 먼곳에서 들려오는 듯 아련하게 들리는

남편과 큰아이의 두런 두런 이야기 소리..

일어나야지...식탁은 치워야 하는데..싶은 마음과는 달리

몸은 움직여주지 않고,

정신은 말똥하여 티비소리며 이야깃 소리가 아련하게 들린다..

아마도..

어쩌면......

사람의 청력이 가장 오래까지 살아 남아 있다잖아.

죽어가면서 세상사람들의 목소리가 저렇게 들려오지 않을까...생각이 들었다...

묘한 경험..

어느틈엔가..

주방에서 딸그닥 거리는 소리가 들리고...

설거지 하는 소리가 요란하게 들린다.

우리집 남자가...어머니 주무시는 거 확인하고 설거지 하는 모양이다.

흐흐흐..역시 남편 밖에 없다니까..

조금만 더 있다가 일어나서 고맙다 해야지......

꿈속에 몸만 들여놓고, 말짱한 정신으로 기분 좋게 우리집 남자가

설거지 하는 소리를 듣는다.....

얼마나 지났을까...

'아이구~ 마누라..고작 그거 마시고 정신 못차리냐~' 하며 우리집 남자가 들어온다.

'설거지 해야지...'

'어............해야지..'

'언제 할껀데..'

'이따가..한시간만 자고 일어나 할게........'

우리집 남자 덕분에..

안그랬음 어쩔수 없이 일어나 그 많은 설거지 정리하려고 일어났어야 했을텐데..

아홉시 조금 너머서 부터....네시 사십분까지 푸우욱 잤다.

 

첨 일인것 같다.

집에서 우리집 남자랑 술 마시고~

설거지도 못하고 비몽사몽 거린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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