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설였다..
몸은 쉬고싶다 하고.....
집안 곳곳엔 먼지들이 기운빠지 주인여자를
그림자 취급하듯 당당하게 나를 노려본다...
쉬고 싶다..
아침부터 바빴는데...
아녀...저 먼지들 좀 봐. 너를 그림자 취급 하고 있잖아.
조금 더 저렇게 놔둔다면 그림자 취급이 아니라
주인 행세를 할지도 몰라...
아냐..아냐...피곤하잖어. 일주일? 아니 거이 보름동안
쉼 없이 달려왔잖어. 좀 쉬어.
어쩌지...어쩌지..
하다가 결국 청소기를 돌리기 시작했다.
우선 우리집 남자 병원 다녀오기 전에 대충은 정리 해 놔야
할것 같기도 했고...
누구 하나 집안에 들여야 하는 일 생긴다면...
밀려드는 후회. 부끄러움, 등등이 물밀듯이 밀려들거라는 것이
더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다.
청소기 돌리고~ 걸레질 하고나니
세탁기가 다 돌아가고~ 어제 널어놓은 마른빨래
걷어놓고 젖은 빨래 널어놓고..
그러고 '최고의 사랑' 재방송 보면서 마른빨래 정리하고..
그러고 나니 점심시간..
좀 전에 들어온 우리집 남자랑 점심 먹고 나니 1시 20분이다.
쉬는날은 그냥 무조건 쉬고 싶은데
쉬는날 오히려 더 바쁘다.
흐리네..
오라는 비는 안오고..
살랑 바람은 밖에만 있다.
쉬고 싶은데...
대문밖 집짓는 일이 바쁜곳에서는 종일 기계음이 들려온다...
티비소리가 잘 들리지 않을 정도의 소음...
내 신경을 곤두서게 한다..
소음으로 부터 탈출하고 싶은데..
또 어디 차려입고 나갔다 오기는 만사가 귀찮은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