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2011

비오는 덕진공원은 이뿌다.

그냥. . 2011. 7. 12. 19:15

 

sara님 블로그에 들렀다가

연꽃 사진을 보고

벌떡 일어났다.

연꽃이 보고 싶었다.

빗속에 덕진공원 연꽃이 마음이 콩닥 거리면서

갑자기 미치도록 보고 싶어졌기 때문이다.

주섬주섬 치마만 청바지로 갈아입고,

거울 한번 슬쩍 들여다 보고 가방과 키와 폰을 챙겨 들고

집에 없으면 찾을 것 같아서 이야기나 하고 갈까..하고

 우리집 남자에게 전화를 했다.

'어디야?'

'윗동네. 여기 있다가 모임 들렀다 집에 갈께.'

전화를 끊고, 바로 집을 나섰다.

빗물은 하염없이 하염없이 내리고....

청승맞게 혼자? 싶었지만..

의외로 혼자 비를 즐기는 사람이 많았다.

정자에 앉아 하염없이 비를 바라보는 사람..

우산하나 받혀들고, 걷는 사람..

술냄새를 풍기고 지나쳐가는 중장년의 아저씨들...

비내리는 공원의 풍경...

호수 위로 빗물은 하염없이 하염없이 떨어지고,

연잎은 무슨 능력 그리 좋은지

몇날며칠 비가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하나도 안 젖었다.

그저.

두둑 두두둑 떨어지는 빗물을 모아

어느정도 모이면 연잎을 기울여 주루륵 흘러 보내 버리면 그뿐

깨알만큼도 젖은 모습이라곤 찾을 수 없는 연잎이

대단해 보이기까지 했다.

아직..

꽃망울이 많다.

하얀 꽃망울, 연분홍 꽃망울..

몇장 찍어볼까..하다가..

그냥..

오늘은..

비만 바라보다가 가야지..싶어서 걸었다.

'꽃잎은 한잎 두잎 바람에 흩어지고..

짝잃은 기러기는 슬피 울며 어디가나.............'

흥얼흥얼 어디서 떠올랐는지 모를 옛 노래를 흥얼 거리며

걷는데..

지나쳐 가는 남자도 알수 없는 노래를 흥얼 거린다.

비....

비가..

사람을 흥얼 거리게 만드나 보다...

 

덕진공원에 내리는 비는 참 이뻤다.

왜 한번도 비 내리는 날

엎어지면 코 닿을데 있는 덕진공원을 생각해 내지 못했는지

못내 아쉬울 뿐이다..

 

비는 여전히 내리고...

어머니 저녁식사 때문에 서둘러 들어 왔는데

알아서 드셨다 한다..

빗속에 있다가 올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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