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2011

간만에 하늘빛깔을 보았다.

그냥. . 2011. 7. 11. 22:08

빗방울이 오락가락 하더니

오후 들어 하늘빛이 잠깐씩 보이기 시작하더니

햇살도 잠깐씩 얼굴을 내밀었다.

때는 요때다~ 싶어서

어제..

책상앞에 앉아 있으면서

그 폭우 쏟아지는데 창문 열어 두고 있어서

젖은 막둥이 방 이불을 빨아

옥상에 널었다.

햇살도 햇살이지만 바람이 좋아 금새 마를 것 같았기 때문이다.

우리집 남자랑 도매시장에 물건을 내려 놓고

마트에 들어가려 하는데 하늘에는 어느새 먹구름이

드리워지고 밤처럼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옥상에 이불~ ' 비명처럼 소리를 질렀더니

'걍 집으로 달려갈까?' 한다.

'그럼 뭐해. 구름보다 더 빨리 집에 갈 수 있어?'

'그건 힘들겠지~'

어처피 포기하고 마트에서 간단하게 장을 보고

나오니 그 잠깐사이 소나기는 지나가고, 어둠빛 구름이 걷히고

있었다.

말 그대로 소나기다.

집쪽으로 한 오분쯤 달렸을까? 도로가 말짱한 거다.

'도매시장에만 비 왔나봐~'

옥상에서 팔랑 팔랑 바람에 뽀송 뽀송하게 말라 있을

이불을 생각하며 3~4분여를 달려 동네 입구에 들어서는데

후두둑 두둑...

어느틈에 밀려든 빛의 속도의 구름에서 소낙비가 쏟아지기 시작햇다.

1분만 아니 2분만 더 빨리 갔으면 이불을 다시 빨지 않아도 됬을텐데....

우리집 남자 말 들을껄..

어쩌면 소낙비를 담뿍 담은 구름을 따라 잡았을 것도 같은데 말이다.

 

부부동반 모임 있는 날~

우리집 남자 피곤타며..집에서 간단히 먹자 한다.

저녁을 차리며 부실하게 떼운 점심 탓에 골골 거리는 속을

찬밥으로 먼저 채웠다. ㅎ..

그리곤 어머니랑 우리집 남자 밥을 담아 마악 식탁에 올려 놓는데

우리집 남자 목소리가 들려온다.

'여보야~ 모임가자. 오라고 전화 왔네. 음식을 예약해 놔서 안오면 안된데야~'

'흐미.. 나 . 밥 . 먹.었.는.디.'

'뭔 밥을 먹어야?'

'내가 배고프다 했잖어. 그래서 밥 하면서 찬밥 남은 거 먹었지.'

그래도 가야 한다 해서

가서 오리고기 몇점에 국수 한그릇 다 비우고 왔더니

내 배가 넘의 배 같다.

난 지나친 포만감 기분 별루다.

그래서 그런가..졸립네.

우리집 남자. 애들 마중 나갔는디...

아들넘들 오면 오디에 요구르트 넣어 갈아주고

일찌감치 자야겠다..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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