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네 혼자 도매시장 다녀오면 안돼겠냐?'
우리집 남자가 전화가 왔다.
'싫어. 도매시장 지금 가면 복잡해서 들고 나가기 불편해..
후진도 안되고~'
'아녀. 지금 가면 한가할꺼야.....내가 쫌 늦을 것 같아서 그래.'
'싫어. 들어가서 복잡하면 어떡하라구....'
그리고는 전화를 끊었는데.....
하루종일 바빴던 사람~
볼일보고 들어오면 한밤일텐데...싶은...
안가겠다고~ 자신 없다고~ 빨리 오라고~
투덜거렸지만...
늦어질것 같다는데....싶어
주섬주섬 내 차에 박스를 실기 시작했다.
싫은디..내차에 박스 실어 날으는것도. 툴툴 거리며....
그래도 다행인건 요즘 작업량이 많지 않아서...
내 차에 다 실어진다는 거...
도매시장으로 가는 길~
난..
나는..
우리집 남자를 너무 의지하고 사는 건 아닌가..싶은...
뭐든 우리집 남자 뒤에 숨어서 따라다니는 것만 좋아라 하고
편해라 하니.....
운전경력 몇년인디..
그깟 후진하나 자신 없다 툴툴 거리는지..
정 안되면 하차하시는 분들께 부탁해도~
두말 않고 해 주실건데 말이다.
우리집 남자 말대로 도매시장 안은 한산해서
아무 문제없이 물건을 내려놓고 집에 와서
차를 청소하고 있는데...
'달링아~' 하고 우리집 남자가 창가에 서서 부른다.
'어! 언제 왔어?'
'한시간쯤 전에..'
'늦을 것 같다더니..'
'어. 그럴줄 알았는데 너랑 통화하는 소리 들었는지
형님이 서두르시드라~ 나머지 볼일은 다음에 보자고~'
'흐미..미안한 거..그러실 것까지는 없는디..
그래도 나 다음부터 혼자 절대로~ 도매시장 안가~'
'알았어. 오늘은 좀 그랬어..'
우리집 남자랑 아주아주 절친이신 그 형님
참 좋은 분이시다.
그분한테 쬐끔 미안한 마음이 들긴 하네.
덕분에 차가 훨씬 깨끗해졌다.
나하고 함께 한 세월동안 아껴주고 사랑해줘야 하는데...
여기저기 잘잘한 상처도 많고.................
세월 앞에 장사 없는 건 사람이나 차나 매한가지 인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