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2011

비가 그만 와야는데....

그냥. . 2011. 8. 9. 21:15

'엄마~ 가방 싸야지~'

내일 해양수련원으로 수련회 가는 아들넘이

일찍 집에 와서는 서두른다.

'가만 있어봐~ 아들 엄마가 저녁에 다아 싸줄께. 베낭에 싸면 돼지?'

'베낭 말고 캐리어 없어? 그리고 지금 싸면 안돼? '하면서

형 옷장까지 뒤져서는 한아름 가져다 놨다.

'아들~ 너무 많아. 너 무슨 9박 10일 여행가니? 이렇게

많이 가져가서 어쩌려구 그래.'

'엄마~ 수영도 해야하고~ 체력단련도 한대 .

옷 갈아 입을 일 많아~' 하며 다 가져 가겠단다.

반팔이 세벌~ 긴팔이 두벌~ 거기다가 ㅎㅎㅎ

면티 하나~ 얇은 후드점퍼 하나~ 샌들에

수건은 또 세가만 가져 가랬더니....

대여섯게 주면 안되느냐구~ ㅠ.ㅠ

집에서 처럼 손 한번 씻고, 내놓고

세수한번 하고 내놓고~ 그렇게 생각하면 안된다 했더니..

그래도 세개는 너무 적다고 네개 달라고~

그래서 네개 챙겨주고~

자꾸 뭔가 더 챙겨가고 싶어해서~

'아들~ 지금은 엄마가 차곡차곡 챙겨 넣어서 다 들어갔는데

니가 마악 몰아 넣으면 다 들어가지도 않겠어. 가져올거 생각해서

적당히 가져가~

원래 집 떠날때는 가볍게 가는거야~' 했더니

알았다며 베시시 웃는다.

 

휴가 가자고~ 그렇게 꼬드겨도 안 너머 가더니........

은근 수련회가 설레고 좋은 모양인지

오늘은 일찍 자겠다면서 샤워하고 그새 잠자러 들어갔다.

 

어쨋건..

비가 그만 와야하는데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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