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2011

미용실에서...

그냥. . 2011. 9. 5. 16:09

 

가을인가...싶으면

매미 울음소리 강을 이루며 흘러들고..

여름이구나...싶으면

귀뚜라미 귀뚤귀뚤 가을이라 쓸쓸하단다.

가을과 여름의 줄다리기가

오늘도 역시나 엎치락 뒤치락하는 날..

흐린 시선으로 바라보는 세상은 또다른 묘한 매력을

느끼게 한다.

거울속에 그림처럼 움직이는 사람들..

아니..

그리움을 몇겹풀 둘러 쓴 듯한 추억속의 한장면 처럼 그렇게

애뜻한 정마저 피어 오르게 한다.

아름답다..

흐린 시선으로 바라보는 세상은..

움직이는 손길 하나하나가 예술이고,

오고가는 시선 하나 하나가 따듯하고,

늦 여름 햇살에 눈부시게 반짝이는 창밖의 가로수마져

신비롭게 느껴진다.

흐린 시선을 맞추며

두손으로..받혀 잡은 작지만 넉넉한 시집 한권과

소근 거리다가....

그 소근 거림이 가슴을 파고 들어서

나눠 듣고 싶어

시 몇소절 적어 문자로 띄워 보냈다.

날 닮은...

나보다 훨씬 똑똑하고 열정적으로

이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누군가에게...

 

시력이 좋지 않나는게...

다 좋지 않은 것만은 아니다.

이렇게..

몇소절의 시어에 가슴 뭉클할 수 있는

분위기를 잡아 주잖어.

 

글고...

또하나 문득 드는 생각..

흐릿한 시선으로 세상과 맞서면..ㅎ..

세상이 덜 두려울까?

세상이 덜 어색할까?

세상이 덜....힘겨울까?

세상이 더..아름다울까?

세상이 더 고와 보일까?

세상이 더 더 더 아득한 그리움의 것들로 가득 채워질까?

 

가끔..

겁은 나겠지만..

그 겁을 떨치기 위해 안경 벗고 외출해 봄은 어떨까...싶어졌다.

좀 불편하겠지만

나름 얻는 기쁨도 많을것 같다.....

 

그렇지만 나는 또렸하고 분명한 것들이 가득한 세상을 너무 잘 알고 있어서

두렵다.

그래서 아마....

흐릿한 시선으로 세상에 나설 용기가 날 것 같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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