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도 떠나기 싫어하더니..
비 몇방울에 아묻 소리 못하고
떠난다 내색도 못하고 숨어 버렸다.
처마 밑에 숨었나..
마루 아래 웅크린 채 몸 낮추고 있는지 여름은 오간데 없고
비를 앞새워 찾아든 싸아함이
가을 그가 분명 내 곁에 바짝 다가와 있음이 온몸으로 느껴진다..
비 온다..
쌀쌀하다.
긴팔 찾아 입어야겄어.
춥다..싶다.
주방 일 하다가 살짝 젖은 엄지 발가락에 자꾸 신경이 간다..
맨살 들어난 팔보다,
쬐끔 젖은 발가락이 가을속에 풍덩 빠진듯
자꾸 신경 써 달라고 보챈다......
살랑 살랑...
앞집 옻나무에 어제는 없던 노랑과 주황 색 잎사귀가
꽃처럼 보인다.
한시절
나뭇잎 못지않은 푸름을 자랑하던 풀대들에도
가을이 느껴진다.
익을수록 고개 숙일 줄 아는 것은 벼 뿐이 아닌 것이다.
사람도 익을수록 깊어지고, 너그러워져야하는데...
이런 저런 명절 선물들을 오고 가고...
받은 것 중에 가장 맘에 드는.....작고 이뿐 화분 하나~
'너는~ 나보다 꽃이 더 좋냐~' 하던 우리집 남자의 귀여운 질투를
불러낸 아이다.
이뿌다.
꽃은 역시 사람 마음까지 화사하게 만드는 능력 있다.
비는 내리고.....
명절준비 잠시 멈추고,
가을 옷 꺼내 정리하는 일 부터 해야할것 같다.
비내리는 가을날
쓸쓸함에 맘 젖을까....
맘단속 단단히 하며 어둑해지는
창밖 가을 그 빗속에 뭐가 있는지 자꾸만 눈은 창밖을 향한다.
그저..
비가 내리고 있는 까닭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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