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집에 들어온 시간이 4시가 너머가고 있었는데
늘 잠이 부족한 작은넘이 곤히 잠들어 있는데
체력장 본다더니 너머졌는지
양쪽 무릎이랑 무릎 윗부분이 완전 깨져서는 진물이 나고 있었다..
흔들어 깨워 물었다.
약 발랐느냐고, 어쩌다 이랬느냐고...
약 발랐다고, 50M 달리기 하다가 미끄러졌다고...
조심 좀 하지..했더니..했더니
그러게..하고는 곤한지 다시 잠이 들었다.
좀 자도록 내버려 둬야지..싶어 두었다.
저녁을 준비하면서 깨웠다.
좀 일찍 깨워놔야 밥 먹기가 좋을거 같아서...
정신 차리는듯 했는데...
저녁밥상 차려놓고 마악 돌아온 큰넘더러 부르라 하니
그냥 자고싶다나 어쩐다나...
그래도 한숟가락 먹이고 싶은 마음에 방으로 가 보았더니
마악 나오고 있다.
배가 고팠던게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밥을 먹는데....
남편의 목소리가 커졌다.
분위기 파악 못하는건지...
막둥이라고 무조건 떼 부리는 건지...
그만해야 할 시기임을 모르고 투덜거리다가
잔소리 폭탄을 맞았다. 아빠랑 형한테..
큰넘은 물론 첨에는 작은넘 위한다고 몇마다 거들었는데
그것을 고깝게 생각한 작은넘이 투덜거리는 통에 일이 커진것이다.
간만에 비싼 소고기 구워 먹으면서...
나는..
밥 좀 먹자고...나중에 이야기 하면 안되느냐고 자꾸 이야기 하고..
그래 그러자며 밥이나 먹고 이야기 하자...하면서도
화를 잘 안내는 우리집 남자..열을 단단히 받았나..자꾸
목소리가 커진다..
'세 남자들 너무 해~' 어머니 눈치를 보며 한마디 툭 던졌다.
'왜? 뭐가..' 우리집 남자 눈이 똥그레져서 쳐다보고, 큰넘도 뭔소린가
귀 기울인다.
'봐봐. 어쩐 세 남자가 하나같이 똑같냐. 난 고기 한점도 안먹었는데
먹어 보란 말 한마디도 안하고....너무 하잖어.'
'미안 미안..내가 싸줄께..'
'나 삐졌거든..'
우리집 남자 젭싸게 하나 싸서 내미는데 몇번 툴툴거리다
받아 먹었다.
사실...고기 구워 먹는날은 늘..내 뱃속 채우는 일보다 냄새로 질려
얼마 먹지 못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남자 셋이서 돌아가며 쌈을 싸주곤
했었는데 오늘은 삭막한 분위기가
마눌이나 엄마까지 챙길 여유가 없었던거다.
살얼음판 걷듯 했지만 별 일없이 밥먹는 일이 끝이나고....
분위기가 더이상 나빠지지 않길 바라는 마지막 점검을?
서로 서로 끝내고 나니..
휴우...저녁식사 시간이 무진장 길어졌다.......
아들 두넘 키우는데도..
이리 힘든데
어르신들은 예전에 대여섯씩 어찌 키우셨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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