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2011

가을이 좋다.

그냥. . 2011. 10. 9. 17:09

깊어가는 하늘이 보이시나요.

꽃집 앞에서 노랗고, 또는 하얗게. 보라색으로 가을이 찾아든

국화를 보셨나요.

차창밖으로 느껴지는 바람에서 가을을 느끼셨나요.

슬그머니 변해가고 있는 은행나무 귀여운 잎사귀가

보이시나요.

지난 봄, 그리고 유난히 비가 많았던 여름까지

애 쓰셨다고, 고개 숙여 감사하는 나락들이 보이시나요.

바사삭 소리를 기꺼이 꺼내 놓으며 나무아래 가만히 내려앉은

바지런한 낙엽 한장 보셨나요.

코스모스가 한들 거리고,

들국화가 하늘과 눈맞추고,

은빛 고운 억새가 가을바람에 몸을 맞기는..

햇살마저 한없이 너그럽고 여유로운 가을

이 가을....

풍요로우면서도 쓸쓸한 이 가을...

마당에는 더덕덩쿨과 꽃무릇과 도라지 줄기와 덩쿨장미들이 시들어 가고....

텃밭에는 배추와 무와, 쪽파들이 하늘을에 가까이 가고 싶음인지

하루가 다르게 자라고 있지요.

그 위로 고추 잠자리 맴을 돌아요.

맴 매앰 맴~

전깃줄에 앉았다 다시 돌고 또 돌고

빨랫줄에 앉았다 돌고 돌고 또 돌고.....

가을...

이 한 단어로 표현하기엔

이 계절은 너무나 아름답고 풍요롭고, 또 쓸쓸하고 좋습니다.

가을이

가을빛이 느껴지는 이 시간이 참 좋아요.

금새 쓸쓸해지겠지만요.

금새...춥다고 징징거리겠지만요.

가만 가만히

모자하나 눌러쓰고

가을 들판을 거닐어 볼까~ 합니다.

아차...

오늘~

'나가수'하는 날~

서둘러 저녁먹고 티비 봐야지~

ㅎㅎㅎ

가을~

이 가을이 몸서리쳐지게 좋다는 말도

다 거짓말인가 봅니다.

티비 하나에 금방 뒤로 밀리는걸 보면요.

그래도

나는

이 가을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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