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일 비가 오락가락 했다...
점심때 아이들이랑 어머니 모시고 나가서
아빠가 일하는 곳이 어딘지
주 메뉴가 뭔지, 맛은 어떤지 보여 주고 왔다.
분위기 어때?
깔끔하고 좋은데, 되게 고급 그러워.
맛은? 맛있었어?
어. 맛있어. 엄마, 배불러 죽는줄 알았어.
그래? 잘 될것 같아?
잘 되겠는데. 뭐...
두 아들넘이 만족해하는 눈치다.
어지간해서는 좋은 점수를 안주는 넘들인데......
'엄마 나는 사장은 암것도 안하고 편한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네. ''
'그럼...아빠 없으면 암것도 안돼. 아빠 고생하는 거 보이지?'
'어.............'
추우욱 늘어져 있는 아이들에게 바람이나 좀 쏘여줄까..하고
다녀왔는데......
그래도 잠시나마 좀 기분이 괜찮았지 않았을까...싶다.
두렁이 집을 치웠다.
한산이가..내 큰넘이 너무 힘들어 해서...
종일 집에 있으면서도..
빗소리가 가끔 궁금하기도 하고,
비맞은 바람을 느끼고 싶기도 햇지만
현관문 나서는걸, 가급적 피했다.
내방 창문은 한번도 열지 못했다.
습관적으로 고개가 두렁이 있는 쪽으로 고개가 돌아가고,
나도 모르게 두렁아...했다가 움찔.....
두렁이가 꼬리를 살랑 살랑 흔들며 팔짝 팔짝 뛰는게 눈에 선하다...
이별이 너무 급작스럽고 순간적이여서 그런지
멍하다.
우리집 남자가 그렇게 속상해할줄 몰랐다.
나보고 독하단다.
사실 마음아파 할 자격이나 있을까...싶어
속만 끓이고 있는데..
내일부터 바빠지면 좀 잊혀지지 않을까..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