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내 신경을 곤두서게 하는 녀석이다...
어제의 흐림이 이슬로 내려 서리꽃으로 환생한 아침..
눈부신 햇살에 윙크하며 거실 이중창을 활짝 열어 재끼고
베란다 화초들에게 달려갔다.
흐흐흐..
언제부터 그렇게 화초 기르기에 정성을 들였다고~~ 웃겨~
중얼 거리며...
어제 저녁때 창쪽으로 쳐 놓았던 방풍을 위한 것들을 걷어내고
거실에 들여 놓았던 추위에 약하다는 넘들을 햇살 드는 베란다 쪽으로 내어 놓고
햇살을 욕심껏 초대하는데...
햇살들이...
화분들이 있는쪽이 아닌 아무것도 없는 반대쪽으로 더 많이 모여
속닥속닥
이리 와~ 해도 들은척도 안한다.
가만 살펴보니..
아무래도 그쪽이 햇살들 모이기에는 그만일듯 싶고,
바람도 덜 탈것 같아서리
화분들을 다아 햇살들의 수다 속으로 밀어 넣었다.
흐흐흐..
자연스럽게 하나가 되어 어울어지고.....
간만에 햇살이 반가운듯 보이는건 순전히 내 착각일까?
수선화 구근 세개와
아네모네 구근 두개를 일주일 전쯤 심었는데 흙속에 잘 자리잡고 있는지
궁금해 죽겠다.
어쩌면 까마득히 잊어버리고 있을 즈음
빼꼼히 얼굴을 내밀텐데 말이다....
그리고..이름도 생소한...
라넌큘러스라는 구근 두개는 젖은 수건에 쌓아서
선선한곳에 보관하고 날마다 물이 마르지 않도록 정성을 드리고 있다...
내 사랑 안으로 찾아 들어온 구근 중 절반만이라도 파란 새싹을 볼수 있었으면...하는 바램
간절하다는...
그런데 저넘..
저...위에 저넘은....
내 손에 들려 우리집으로 살러온지 보름쯤 되었나......
아무래도 뭔가 저 예민한 녀석 맘에 들지 않는 모양이다.
거실이 좀 추운가...
그동안 흐린날이 많아서 햇살이 부족했나?
통풍이 문제 있나?
물 관리가 잘못된것은 아닌것 같은데
빨간 잎은 괜찮은데 아래 초록잎이 기운없는 것들이 몇 있다.
말이라도 통하면 얼마나 좋아.
내가 저를 얼마나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는데...
얼마나 신경쓰고 있는데....
이유를 알수 없으니 조심스러울 따름이다.
'얘 예민 덩어리~
내가 너한테 신경쓰듯 내 큰넘한테 신경 쓰면서 키웠으면
울 아들이 지금 대학 원서 넣는걸로 이렇게 골머리를 썪지는 않을텐데 싶다.
도대체 이유가 뭐니?
바람이 필요한거니...
햇님의 손길이 부족한거니..
아님 추워서 감기라도 걸린거니?
좀
좀..
말 좀 해봐라.
나도 한 예민 하지만
너만큼은 아니다 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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