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2011

예민 덩어리..

그냥. . 2011. 12. 13. 11:10

 

 

 

요즘 내 신경을 곤두서게 하는 녀석이다...

 

어제의 흐림이 이슬로 내려 서리꽃으로 환생한 아침..

눈부신 햇살에 윙크하며 거실 이중창을 활짝 열어 재끼고 

베란다 화초들에게 달려갔다.

흐흐흐..

언제부터 그렇게 화초 기르기에 정성을 들였다고~~ 웃겨~

중얼 거리며...

어제 저녁때 창쪽으로 쳐 놓았던 방풍을 위한 것들을 걷어내고

거실에 들여 놓았던 추위에 약하다는 넘들을 햇살 드는 베란다 쪽으로 내어 놓고

햇살을 욕심껏 초대하는데...

햇살들이...

화분들이 있는쪽이 아닌 아무것도 없는 반대쪽으로 더 많이 모여

속닥속닥

이리 와~  해도 들은척도 안한다.

가만 살펴보니..

아무래도 그쪽이 햇살들 모이기에는 그만일듯 싶고,

바람도 덜 탈것 같아서리

화분들을 다아 햇살들의 수다 속으로 밀어 넣었다.

흐흐흐..

자연스럽게 하나가 되어 어울어지고.....

간만에 햇살이 반가운듯 보이는건 순전히 내 착각일까?

수선화 구근 세개와

아네모네 구근 두개를 일주일 전쯤 심었는데 흙속에 잘 자리잡고 있는지

궁금해 죽겠다.

어쩌면 까마득히 잊어버리고 있을 즈음

빼꼼히 얼굴을 내밀텐데 말이다....

그리고..이름도 생소한...

라넌큘러스라는 구근 두개는 젖은 수건에 쌓아서

선선한곳에 보관하고 날마다 물이 마르지 않도록 정성을 드리고 있다...

 

내 사랑 안으로 찾아 들어온  구근 중 절반만이라도 파란 새싹을 볼수 있었으면...하는 바램

간절하다는...

 

그런데 저넘..

저...위에 저넘은....

내 손에 들려 우리집으로 살러온지 보름쯤 되었나......

아무래도 뭔가 저 예민한 녀석 맘에 들지 않는 모양이다.

거실이 좀 추운가...

그동안 흐린날이 많아서 햇살이 부족했나?

통풍이 문제 있나?

물 관리가 잘못된것은 아닌것 같은데

빨간 잎은 괜찮은데 아래 초록잎이 기운없는 것들이 몇 있다.

말이라도 통하면 얼마나 좋아.

내가 저를 얼마나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는데...

얼마나 신경쓰고 있는데....

이유를 알수 없으니 조심스러울 따름이다.

'얘 예민 덩어리~

내가 너한테 신경쓰듯 내 큰넘한테 신경 쓰면서 키웠으면

울 아들이 지금 대학 원서 넣는걸로 이렇게 골머리를 썪지는 않을텐데 싶다.

도대체 이유가 뭐니?

바람이 필요한거니...

햇님의 손길이 부족한거니..

아님 추워서 감기라도 걸린거니?

좀..

말 좀 해봐라.

나도 한 예민 하지만

너만큼은 아니다 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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