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2012

기인 하루..

그냥. . 2012. 7. 13. 21:53

 

엇저녁..

열시쯤 시작하는 드라마가 끝나갈즈음...

어둠뿐인 창밖이 번뜩이기 시작했다.

첨엔...무관심..

그담엔..

누가 대문 밖에서 차 라이트 가지고 장난치나..

그 다음에는 시내 어디쯤에서 불꽃놀이라도 하나...했는데

혼자 번뜩이더니..

머지않아 곧.. 자신의 존재를 더이상  감추고 싶지 않다는 듯

으르렁 거리기 시작했다.

천둥 번개 요란하시고~

소낙비 쏟아지는 소리까지...

한밤중에 뭔일인가 싶드라구.

뒤척이다가...

얼굴을 베개에 묻고 겨우 잠이 들었나벼..

얼마쯤 잤을까..  전화벨 소리에 깼다.

'어이~ 당신 사랑하는 아들~'

남편이 전화를 바꿔줬는데

여수 엑스포 구경 간 작은넘 아 글쎄 이넘이...

칫솔도, 안 챙기고,

속옷도 안 넣었다고 투두둘 툴툴...

속옷은..

기숙사에서 집에 올때 들고 오라고 했건만

달랑 하나 가져와서는 전날 씻고 갈아 입고는..

야그도 안하고~내가 어찌 알어

가방 챙겨줄때 들어 있길래 그런가부다..했구만~

칫솔은....

긍게 말여..

정신을 엇다 팔아 먹었는지...

세면도구 챙기면서 새 칫솔 하나 넣어야지... 해놓고는

한심하다 싶으면서도..

투덜 거리는 아들넘에게 버럭~

'그래서 이시간에 자는 엄마 깨워 짜증이냐!

니가 챙겨야는 거 아녀?"

그때사 미안했던지 알았다고, 주무시라며 전화를 끊는다.

뭐여...

도대체 뭐한거여.

이 안 닦으면 하루가 안 바뀌는 아들넘인데...

제대로 챙기지 못한 미안한 맘에..

맘은 불편하고,

잠도 안오고...

여전히 천둥도 번개도 제세상이고...

ㅎ..누가 알면 천둥번개 무서워 잠못드는 줄 알겠드라구.

겨우...잠 들었는디..

남편 폰벨이 방정을 떨며 울어대고,

뭔 급한 사정인지..

통화하고,

폰번호 갈켜주고,

또 전화 통화하고...

또 통화하고....

'뭔일이래여~' 하고 물으니..

밤새 내린 소나기가 문제를 일으켰다며...

어쩌고 저쩌고..

그려...비가 무섭게 내리긴 했어.

근데 지금 몇시여?

물으니 네시 다 안됬다고...ㅠ.ㅠ

그때부터 모기와의 한판 승부.

잠들락 하면 물어쌋고,

잡을라 하면 도망치고..

잠들락 하면 또 물어 뜯고...

이넘의 모기를...

겨우 초토화 시키고 다시 누었는디..

분위기 파악 못하고 울어대는 남편의 폰 벨..

동부우회도로 시공 공청회가 오늘 오전에 있다고 어쩌고 저쩌고 하더니

궁금하신 분들이 많은 모양이다.

그렇게 짧은게 여름밤이라지만

파란만장한 여름밤을 꼴~ 딱 세다시피 지나갔다.

 

 

대명리조트 갔던 큰넘 마중을  시외버스 터미날로 가서~

아들넘 친구들 세넘 각자 집 앞까지 배달? 시키고..ㅎㅎ

아들넘들이 참 살갑다. 끼리끼리 만난다더니 그래서 그런가..

소나기가 죽자고 쏟아졌다.

 

작은넘... 여수 엑스포 갔다가 순천만 갔다가

돌아오는 길 학교까지 마중나가 모시고 왔다.

소낙비가 정신줄을 놓아 버렸다.

어제...가는 길에 내 폰 들고 갔는디...

아들 폰은 스마트폰이 아니여서 그랬는디..

전화 많이 오면 어쩌나..했는디..

이틀동안 전화는 한통도 없었고....

문자 두통,  카톡몇개...그게 전부..

쫌 허전하고, 맘이 좀 그렇데.

그러게 평소가 잘 살아야는디..

이런데서 잘 살았는지

못 살았는지 보인다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