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봄날~
삐짐 삐짐 삐짐...........속 좁게 굴던 우리집 남자가....화해 하자며 들고 온 베고니아~)
태풍이 폭우를 앞세워 올라오고 있다는데...
새벽녘에 오락가락하던 비는 그치고...
하늘에선 구름이 한가한 강물처럼 흐르고 있다.
요즘은..
빗물만 잠시 쉬어간다 싶으면...
햇살만 잠시 보인다 싶으면~
바쁘다.
세탁기 돌리느라, 화분들 바람 닿는데 내어 놓느라,
집안 곳곳에 선풍이 돌리느라
마음 말리느라 바쁘다.
언제 또 대책없이 쏟아질지 모르니..
적어도 빨래는..
적어도 화분은 뽀송뽀송한 햇살과 바람에 샤워 시키고 싶어서리.......
햇살 한줌이라도 헛으로 낭비할수 없다는...
뭐 그런...사명감?
구름사이로 가끔..
잘 닦인 창 같은 하늘이 올려다 보이기도 한다.
그나저나..
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서
부지런 떨며 옥상에 내다 널어 놓은 빨래는 뽀송 뽀송 잘 마르겠다.
빗방울 혹시 떨어지나...
창밖에 귀 쫑긋 새우고 감시 중이시다...
난....
아무래도..
여우 보담은
곰에 가까운 사람....
가끔은 여우과의 여인들이 좋아 보인다..
그들에게는
내가 할수 없는 세상에 더 살갑게 다가가는 방법이 있는듯 싶어
좋아보이기는 하나..
태어나기를 곰으로 태어난 나는..
죽었다 깨어나지 않는 한..여우가 될 수 없는 거 같다.
여우든
곰이든...
선풍기 바람에 머리카락 날리며
창너머 하늘 올려다 보며........
여유의 끝자락에서 한없이 한가로운 내가 뭐 그닥 싫지 않다.
아니..괜찮아 보인다. 오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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