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2012

감자......비 그 사랑에 빠지다..

그냥. . 2012. 8. 24. 11:34

 

                                                                                             인터넷에서 빌려온 사진

 

추적 추적...

고장난 하늘님 마음 덕분에

날이면 날마다 비는 내리고...

창문하나 없는 집구석에 쪼그리고 앉아

그칠 줄 모르고 내리는 비 감사하는 것도

어느정도지...

울집 쥔여자처럼 철없이 ' 빗물아 내사랑아~' 하는

내가 그렇게 철없는 감자도 아니고..

아구..

답답..

아구..

폭폭..

차라리 푹찌는 찜통 더위가 낫지

비..

요넘의 비는 왜 날이면 날마다 내리는지..

집안도 끕끕하고,

내 이뿐 털도 축축하고,

홍시 그 기집애도 히스테리 완전 짱이고...

밥도 젖고, 물도 젖고, 맘도 젖고 몸도 젖고....

한심하고, 심심하고, 답답해서 하늘 바라보고 원망해도

소용 없고,

멍 멍 멍! 소리 질러도 소용 없어

그래 뭐..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 했다잖아.

그래서 즐겼지.

추적 추적 너는 내리거라

나는 상관없다. 빗속을 뛰어 댕기며

첨벙첨벙 물장구치며 발자국 그림 그리며 놀았지

얌전히 앉았는 천상 여자 홍시 꼬드겨 빗물과 같이 놀아보자 했지

흐.흐.흐.

재밌드라구.

신나드라규~

홍시는 금새 질척이고 끕끕하다고 집안으로 쑤욱 들어가서

볼맨소리를 했지만서도...

난 이제사 쬐끔~

우리집 쥔여자가 왜 그렇게 '비, 너는 내사랑~' 하는지.......

쬐끔은 아주 쬐끔은 이해가 되드라규~

근디..

근디 말여...

내가 밖에서 비랑 데이트하니까 울집 쥔장이 안쓰러워 보였나벼

집안 바닥에 뽀송뽀송한 박스도 깔아주고 들어가라 들어가라 하드라규~

나랑 홍시는 고맙다고 주인장 팔이며 어깨며 등이며

여기저기에 감사 도장을 파악 팍 찍어 주었지.

발바닥에 졎어서 그런지...

도장은 확실히 잘 찍히더란거지..

울집 주인...넘 좋은지~

홍시야~ 감자야~ 도장 그만 찍으란 말야~ 소리는 지르지만...

어디 그게 그만하란 말이겠어.

좋아라 그러는거지.

도장 파악파악 찍어주고, 올라타고, 안아달라 애교 부리고~

열심히 꽁지 흔들어주고, 머리카락도 쬐끔 잡아댕겨 보구....

우리가 쬐끔만 오두방정을 떨면 울집 주인은 저 좋아서 그러는 줄 알고

얼마나 좋아라하는지 몰라~

그게 다아...우리들 살아가는 방법일 뿐이라는걸 철딱서니 없는

울집 주인은 모른다는 거지..ㅋㅋ

울집 주인 비 좋아한다드니 비 맞는건 싫고 보는것만 좋아하는지 어쩐지

아님 그것도 다아 이미지 관리를 위한 꽝이였는지

걸음아 나살려라 치맛자락 흩날리며 집안으로 사라져 버리고...

집안에 들어앉은 홍시는  좋다고~ 들어와 같이 놀자고 들오라 하는디...

난....

홍시 무셔..

홍시가 무셔졌어.

순둥이 얼굴을 하고, 어찌나 힘도 쎄고 목소리도 크고 성질도 고약한지...

딱 울집 쥔마누라랑 똑같은 것 같단 말야..

 

아...

그나저나...

비....

너 너무 온다.......

사랑도 고무줄 놀이라는 거 몰라!

이렇게 주구장창 쏟아지면

이제 마악 시작한 내 사랑이 물러터져 버릴지도 몰라..

비야..................

네게서 내가 살아보지 못한 또하나의 계절

가을 냄새가 느껴진단다.

가을...은 이런 느낌이니??

 

 

 

연일 내리는 비에도

홍시와 감자는 다정한 모습으로 집안에 둘이 딱 붙어 앉아

서로의 젖은 털을 핥아주고, 닦아주고

애정행각이 장난 아니더니....

감자가 비의 매력에 빠져 버린 이유가 뭔지 모르겠지만..

비만 바라보고 앉았는 모양새사 수상쩍다.

홍시는 집..

감자는 처마 밑..

둘은 지금

쏟아지는 빗물을 사이에 두고 별거 중이시다.

 

감자에게 묻고 싶다.

갑자기.....

처마밑에서 비만 바라보고 있는 이유가 뭐냐고...

너도 나처럼...

비가 그냥 마냥 좋아진 거냐구........

 

 

멍하니...비만 바라보는 감자                                                                                                        감자야! 부르니 쳐다보다가

또다시 비...비만 바라다 보는 감자..

하루종일 비만 보다가                                                                                                               비 그치고 다 저녁때 되어서야 집안에 들어가 지친 몸을 누인 감자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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