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실에서 텔레비전으로 영화 보던 작은넘이
'엄마 제들 싸워'
강아지들 으르릉 거리며 투닥 거리는 소리에 걱정스러운 듯 부른다.
'괜찮아. 저러다 금방 또 언제 그랬냐 친하게 지내.
소리만 그렇지 한번도 물어 뜯거나 상처낸 적 없어'
그렇다.
홍시와 감자..
아마도 남매일 가능성이 99%
생긴건 비슷한듯 아닌듯 ....
날마다 보는 우리는 아닌 것 같은데
작은넘은 둘이 똑같이 생겼다 그런다.
어쨋건.....
둘은 가끔은 서로 죽고 못산다.
비 몇방울에라도 젖을라치면 서로 핥아주고 닦아주고,
물먹다가, 밥먹다가 주둥이 묻은 거 서로 닦아주고,
폴짝 폴짝 뛸때도 꼭.....서로 장난맞춰
넓지도 운신의 공간을 백미터 달리기 하듯 달아나고 쫓아가고...
그러니 혼자면 어마나 심심할까...싶다.
둘이 있어 죽어라 싸우기도 하고.....
가끔 밥 먹다가 꼬장 부리는 홍시 때문에
꼼짝 못하고 '얼음'하고 있다가 홍시가 물러나 주면 그때서 어그적 어그적
먹어대는 감자를 보면....
왜 질까~ 등치도 크고, 힘도 훨씬 쎄 보이는데.....
아니 아니야 져주는 거지.
까탈스러운 홍시를 무던한 감자가 봐 주는 거라고 큰넘이 그랬다.
그러고 보니 그런 것 같기도 하고~~
그렇게 잘 지내다가도
사람이 다가가 한발짝이라도 가까운 감자를 먼저 이뻐해주거나 쓰다듬어주면 또
홍시는 어리광 가득한 목소리로 끙끙 거리며 질투를 한다.
그 모습이 귀엽고 또 애처로워 절대로 그냥 못 지나치게 한다는..
어쩌다 한넘 줄이 풀려 온 마당을 휩쓸고 다니면
숨너머가도록 울어대며 배아파하는 묶여있는 한 넘..
요넘들도 분명
사람처럼....
샘도 많고, 질투도 많고, 사랑도, 미움이라는 감정도 존재하는 게
분명하다.
가끔 우리가 모르는 문제로 심각히 싸우고 나면
한넘은 집안에 한넘은 처마밑에
서로 얼굴도 안보고 딴청을 피우며 외면한다는 거..
방안 창가에 서서
홍시야~ 감자야~ 하고 부르면
고개 쑤욱 내밀고 좋다고 반갑다 꼬리 흔들어주고 웃어주더니만
요즘엔 요넘들 방안에서는 아무리 아무리 불러도 코빼기도 안보여준다.
대답하면 한번 씨익 웃어주고 창안으로 사라져 버릴꺼잖아요~ 하듯이..
흐....
감자야~
홍시야~~~
지금도 아무리 불러봐도
두넘은 어둠속에서 뭔짓을 하는지 방울소리 하나 들리지 않는다.
방금 전까지 투닥 거리며 싸우는 소리 들리더니
서로 등 돌리고 밤하늘만 바라보고 앉았는 것은 아닌지...
하긴
큰넘 왈~
'애들은 싸우면서 크는거여. 엄마. 내비 둬~'
그래...
스무살 아들넘도 아는 진리...그대로 내비 두면 또 언제 그랬냐는 듯
쿵짝 맞아 붙어 앉아 헤헤헤....달님처럼 웃고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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