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2012

창밖에 달님이......

그냥. . 2012. 9. 26. 19:37

창밖 하늘 위 솜털 구름속에 달님이 훔처보고 있었다.

나를...

'달님~ 언제부터 거기 그러고 있었데요~

진작에 기척이라도 좀 하지 그렸어요.

그럼 내가 진작에 아는 척 했을텐디.....

구름속에서도 달님은 여전히 따듯해 보이고 온화해 보이는

미소가 멋지시네......'

가만히...

달을 올려다 본다.

구름이 가는지 .... 달이 가는지..

달도 가고 구르도 가겠지.

세월도 데리고 가고 있을꺼야...

늦으면 늦는다고...칼같이 단 한번도 안빼먹고

카톡이나 문자, 아님 전화 꼭 해주던 아들넘이...

아무 말도 없이 동네 버스를 타지 않았다....

카톡 두드려도 감감 무소식...

요넘이...여자친구 생겼나... 노느라 정신 팔렸나.......

잘하던 넘이 그러니 디게디게 서운하네....

카톡 날린지는 여섯시 반쯤...

지금 일곱시 반..카톡 왔다..

친구집인디 깜박 잠들었다고 여덟시 차 타고 들어온다고~~~~

요넘이 엇저녁에 뭐하고...

요넘도 나처럼 새벽마다 우리집 남자와 어머니의 대담 듣느라 잠 설치는 거 아니여?

그럼 안되는디...

내일 아침부터는 제발 조심해 달라 해야겠어...

 

작은넘..

중간시험기간...

다 저녁때 폰이 울린다..

덜컥...걱정..

요넘은 시험 잘못 보면...전화 해서 징징 거리는 통에

그런가 걱정했는디.....

모레 시험 끝나고 친구들이랑 영화보러 가야는디 돈이 없다나 어쩐다나..ㅠ.ㅠ

마음이 많이 편해진걸까.

시험을 잘 본 걸까??

암튼지간에 징징 거릴정도로 스트레스 안 받고 있다는 사실 만으로도 감사 감사 감사...

대학 다니는 형이 좋아 보였는지 어느날 작은넘이 그랬다.

'엄마~ 나는 대학 가면 하고 싶은게 정말 많어.'

'뭐가 그렇게 하고 싶은데?'

'우선....외국사람들하고 자연스럽게 대화 할 정도로 영어 회화도 배우고 싶고,

노래도 배우고 싶고, 형처럼 기타도 배우고 싶고....

여행도 맣이 다니고 싶고, 그리고...책도 많이 읽고 싶어.'

'그래...회화 학원도 다니고~ 노래도 배우고, 기타도 배워.

그때 아님 언제 하겠니.

근데 책도 많이 읽고 싶어? 니가?? 뭔일이냐.'

'책 읽어보니 재밌드라고, 소설 그런 거 말고, 교양서적 그런거...'

'너 책 안좋아 하잖어. 독서시간에도 책 안 본다고 선생님이 뭐라 하시던데'

'지금은 봐. 책속이 빠져들마너 정말 재밌어. 시간도 잘 가고...

근데 지금은 너무 해야 할게 많아서...책만 읽을 수가 없네.'

'그려..책 좋지.... 엄마도 소설보다는 에세이나 시집 , 뭐 그런 거 더 좋아해.

아이고~ 아들이 책 많이 읽고 싶다는 말이 왜 이렇게 반갑냐`'

했더니..해해해 웃던 이뿌고 듬직한 내 아들..

어!

어어어~~~

달님이 사라졌다.

처마에 가려 보이지 않는 달님 대신....

감자와 홍시가 사랑싸움 투닥 거리는 소리가 제법 경쾌하게 들리네....

어머니 먼저 저녁 드렸는데...

이제 나도 먹고~~~

감자랑 홍시도 저녁 줘야겠다....

그나저나 날이 갈수록 넓어지며 철 들어가는?ㅎㅎㅎ

우리집 남자는 오늘도 일찌감치 들어 오실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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