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2012

생전 첨 일

그냥. . 2012. 10. 5. 22:54

언제부턴가..

내 엄마의 작은 소원은....

내가 암거나 잘 먹는 것이고,

홍삼이며 영양제 챙겨 먹는 것이고..

그중에 제일 첫번째 소원은

더 늦기 전에 우유 챙겨 먹어라...였다.

엄마가 골다공증으로 날마다 약을 드시는데

같은 동네에 엄청 마르신 어르신이 계시는데 젊어서부터

우유를 빼놓지 않고 챙겨 먹어서 골다공증이 없다며

지금 현재 엄마 자신보다는

먼 훗날의 딸 걱정이 늘어지셨다.

아무거나...잘 먹는다는 것은..

애시당초 타고난 성격처럼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주 많이 양호해졌고....

냉혈인 딸에게는 홍삼이 최고라는 엄마 말씀

가슴에 새기고 새겨

추석에 선물로 들어 온 홍삼선물세트 장롱안에 감춰두고

아들넘이랑 둘이서 야곰야곰 먹고 있고...

요넘의 우유는...

먹으믄 더부룩하고, 설사하고........죽을 맛이였는디...

소화 잘되는 우유가 있다나 뭐라나.....

어제 하나 사왔는디...

어쩌나 보자~ 밑저야 본전이라고 생각하고 한잔 마셨는디....

잠시동안...

까마득히 우유한잔 마신 사실을 잊고 있었다는 사실이

어찌나 신통하고 방통하던지

우리집 남자에게 자랑하고, 아들넘에게 자랑하고...

흐흐.......

나..우유 먹은 거 잊어 먹고 있었어...하며 스스로 대견하드라는..

암튼지간에

우유먹고 이렇게 속 편해보긴 태어나 첨 일~

세상 참 좋아졌당게......

그나저나...

오늘은 엄마랑 통화 꼭 했어야 하는디..

어제 저녁에....뭔 감기가 어찌 들었는지

목소리도 제대로 안 나왔는데..

내일 면민의 날 음식 장만하는데 가서 거들고 와서 보니

너무 늦어 버렸다...

내일 아침에라도 잊지 않고 전화 해야 하는디

이넘의 정신이 제대로 기억해 줄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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