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2014

명절 싫어.

그냥. . 2014. 9. 5. 20:44

낮은 아직 더운데

저녁은 완연한 가을이다.

바람도, 풀벌레 소리도 가을이라 한다.

가만히 창가 아래 앉아 컴 들여다 보고 있는데

싸아하니 한기가 느껴진다.

가을인 것이다.

가을이 깊어 갈수록..큰넘 전역할 날이 다가온다.

큰너 전역할 날이 다가올수록 작은넘 입대날짜가 또 다가온다...

물론 큰넘 전역은 기쁘고 축하할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은넘을 이 어지러운 시국에

보내야 한다는 것이..

큰넘보다 훨 약하고,

훨 어리광도 심한데..싶어 마음이 그렇다.

오늘 밥상 머리에서 큰넘 제대 날짜가 다가온다는

할머니의 말씀에..

'나도 제대했으면 좋겠다..' 라는 아들넘의 말에

'과정이 없는 결과는 없다'며 시간은 지금도 가고 있듯이

그때도 쉼없이 갈꺼라고...했찌만..

위로가 되지는 않겠지.

하긴 아직은 그렇게 입대에 대해서 긴장하고 있는 것 같지는 않지만..

마음이 많이 쓰인다.

 

명절이 다가오고 있다

사실...나는 솔직히 명절이 싫고 부담 스럽다.

며칠 전 광주사는 친구한테 카톡이  왔다.

'나..너무 힘들다 마음이..'

'왜 무슨 일이야? 뭔일 있어?'

'뭔일인데? 왜에"

일하느라? 대답이 없는지 힘들어서 대답이 없는지

응답이 없는 친구에게 자꾸 되 물었다.

'일 때문에?

명절 때문에?

아님 애들이나  니 신랑  때문에?

그것도 아님...그냥 너 스스로가 힘든거니?

난 연락이 뜸해서 잘 지내나 했는데...'

'그냥 마음이 바람 타나보'

'그래 그럴때 있지'

바람 타는 건 바람일 뿐이니까 시간 지나면

괜찮아질꺼 같은데...'

'그런가...그냥 심난해서 마음이..그냥 저냥'

'나도 명절 다가오니 부글부글 해

나 혼자 그래봐야 소용 없는데 말야'

'별일 있는 거는 아니지?"

대답이 없다.

손님이 왔던지.... 뭔가 바쁘던지..

대답이 없으니 마음이 복잡하니 걱정이 앞선다.

옆에 있던 남편에게

'나....광주 다녀와야 할까봐'

'왜? '

'걍 숙이 보고싶기도 하고, 뭐가 많이 힘든 모양이야?'

'왜 뭔 일 있데?'

'모르겠어. 대답이 없네. 걍 혼자 힘들다는데 좀 걱정이 되네?'

'왜 신랑이 속썩인데?'

'아니 그건 아닌것 같고..' 하면서 카톡으로 온

친구 문자를 보여 줬더니..

밑으로 쭈우우욱 내린다.

'그것만 보라고오~ 왜 다아 볼라고 그래..,

'너도 명절 돌아오면 부글부글 하냐?'

'그럼 나는 뭐 특별한가? 나도 며느리여.

그것도 큰 며느리...

마눌도 명절 증후군 있는거 모르는구나...'

'그래....' 하며 우리집 남자 말꼬리를 흐리니다.

더 이야기 해서는 뭐 득이 될게 없다고 생각한건지 어쩐건지..

암튼지간에

친구 고민은 들어보니 친구에게는 미안한 말이지만

그냥저냥 살아가는 이야기였고.....

우리집 남자는 김여사도 명절 증후군이라는게 존재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는 거다.

어서 후딱 후다다닥 지나가 버렸음 좋겠다.

난....명절이 싫다.

피할수 없음 즐기라 했지만..

20여년을 경험해 온 명절은 여전히 높은 산이고

피하고 싶은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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