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싸아해서 창문을 열지 않았다.
어느새 9월도 중하순..
엄마는 늘 바쁘다.
이제는 좀 한가하게 여유 부리며 사시면
좋을것 같은데
젊은 나보다 더 바쁘다.
여름엔 고추따고, 깨 수확 하느라
그러고 나서는 추석 새느라.
그 뒤로는 땅콩 수확하고
마늘 심고, 김장배추 심느라 바쁘셨단다.
요즘은 고추 시나리 '시나리'라는 말이 맞는 단어인지
모르겠지만
울엄마는~ 나는 그렇게 부른다.
이제 생명을 다해서 말라가는 고추나무에 하나 둘 붙어있는 고추를
그렇게 부른다.
그 고추 수확하느라 바쁘단다.
좀 쉬엄쉬엄 하지..하면
늘.....걱정 안하게 한다 하면서
내걱정만 늘어진다.
난 아직 젊고, 밥잘먹고, 남편있고, 애들있고 뭐가 걱정인가.
늙은 혼자있는 엄마가 걱정이지.
울엄마 요즘 입맛이 바닥이라는데....
잃어버린 입맛을 하루라도 빨리 찾아야 할텐데 걱정이다.
엄마는 자전거 타는 재미에 푸욱 빠진 언니를 걱정한다.
그러다 넘어져 다치기라도 하면 어쩌려고~
나는 즐겁게 재미난 일 찾아 다행이라고
열심히 즐기라고 했는데...
엄마마은은 다 헤아릴수 없는 것 같다.
울어머니 설악산 가시고,
울집남자 모임가고,
우리 막둥이 아직 귀가 전이고...
집안에 혼자 앉아 있으니 좋기도 허전하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