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2014

진로를 이쪽으로 했어야 한다네.

그냥. . 2014. 11. 15. 20:48

간만에 온전한 토요일이였다.

토요일은 내게 휴일..

얼마만에 온전히 쉬는 휴일인지..

여섯시 반에 밥 챙겨 알바하러 가는 아들넘이랑

식구들 먹이고,

여덟시에 공연 있는 날 일찍 나가봐야 한다는

작은넘 밥 먹이고, 버스정류장까지 데려다 주고...

침대위에서 뒹굴 거리다가 잠이 들었나부다.

나갔던 우리집 남자 들어오는 소리에 눈을 잠깐 떴다.

비실비실 병걸린 닭처럼 조알 거리는 내게

이모님네 같이 다녀오자는 거

혼자 다녀오라 그러고 난 다시 또 꿈나라..

자면서 목이 간질간질 기침을 해 대느라

더 피곤하다는 느낌...

그냥 쭈우우욱 자고 싶었는데

울집 남자랑 점심 먹고 또 티비 보다가 자다가...

마트 가자고 깨워서 세시쯤 일어났다.

도대체 몇시간을 잔건지..

늘 잠이 좀 부족하기는 하지만

감기 때문에 더 지친 까닭이기도 했다.

세시에 마트가자고 깨웠을적에는 정말정말 일어나기 싫고

물먹은 솜뭉치 갔았지만

지금은 괜찮다.

확싫 몰아 잔 호과가 있는 모양이다.

이제 감기만 털어내버리면 좋겠구만

모를 일이다.

오늘 저녁 따땄하게 일찍 자야지 싶다.

작은넘은 공연하고 생일 술 먹는다고 늦는다 했으니

알아서 들어오겠지.

 

'우리 아들 일 잘한단다~'

'누가 그래?'

'이부장이 토목과를 갔었어야 한다고 이쪽으로 최적화된 아이라나 뭐라나~

일하는게 다르다고 뭘 시키면 그다음에 뭘 해야하는 줄

알아서 한다고 그러드라.'

'에이...당신 기분 좋아라고 하는 이야기 아니야?'

'아녀. 내가 기분 좋을 일이 뭐 있어. 그넘은 사람들하고 어울리는 거

좋아하고, 지 진로거 정해져 있는 넘인데

행여 넘한테 그런 이야기 하지말랬어'

'그래....그렇지....난 울 아들 잘할줄 알었어

내 아들이여서가 아니라 몇년전에 태풍 불어 난리 났을적에

일 거드는 거 보고 저넘은 어디가든 이뿜 받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그려..그렇지. '

큰넘은 요즘 하수관거공사 현장에서 알바를 하고 있다.

아들넘 친구는 차랑통제를 하는데

아들은 말 그대로 막노동을 하는 모양이다.

집에 오면 옷이 말이 아니다.

그랟 힘들지....해도 생각보다는 괜찮아 ~

날마다 그런다.

아침에 일어나는게 좀 힘들어서 그렇지 괜찮다고~

요즘은 저녁에도 일나가야 한다고 일찍 잔다.

어느새 저렇게 컸을까?

1학년때 군대 가기 전에 택배물류센터 알바 하루 갔다 와서는

알바 이야기는 꺼내지도 않던 넘이

공사현장 알바라니....

그땐..여자친구가 있어서 그친구랑 더 놀고 싶었단다.

넘....주니까..

너무 잘해주니까 너 귀한 줄 모르고

고무신 꺼꾸로 신은겨~ 아들~ 해주고 싶었지만...

나중에 여친 생기면 이야기 해 주련다.

너무 잘해주지 말라고~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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