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온전한 토요일이였다.
토요일은 내게 휴일..
얼마만에 온전히 쉬는 휴일인지..
여섯시 반에 밥 챙겨 알바하러 가는 아들넘이랑
식구들 먹이고,
여덟시에 공연 있는 날 일찍 나가봐야 한다는
작은넘 밥 먹이고, 버스정류장까지 데려다 주고...
침대위에서 뒹굴 거리다가 잠이 들었나부다.
나갔던 우리집 남자 들어오는 소리에 눈을 잠깐 떴다.
비실비실 병걸린 닭처럼 조알 거리는 내게
이모님네 같이 다녀오자는 거
혼자 다녀오라 그러고 난 다시 또 꿈나라..
자면서 목이 간질간질 기침을 해 대느라
더 피곤하다는 느낌...
그냥 쭈우우욱 자고 싶었는데
울집 남자랑 점심 먹고 또 티비 보다가 자다가...
마트 가자고 깨워서 세시쯤 일어났다.
도대체 몇시간을 잔건지..
늘 잠이 좀 부족하기는 하지만
감기 때문에 더 지친 까닭이기도 했다.
세시에 마트가자고 깨웠을적에는 정말정말 일어나기 싫고
물먹은 솜뭉치 갔았지만
지금은 괜찮다.
확싫 몰아 잔 호과가 있는 모양이다.
이제 감기만 털어내버리면 좋겠구만
모를 일이다.
오늘 저녁 따땄하게 일찍 자야지 싶다.
작은넘은 공연하고 생일 술 먹는다고 늦는다 했으니
알아서 들어오겠지.
'우리 아들 일 잘한단다~'
'누가 그래?'
'이부장이 토목과를 갔었어야 한다고 이쪽으로 최적화된 아이라나 뭐라나~
일하는게 다르다고 뭘 시키면 그다음에 뭘 해야하는 줄
알아서 한다고 그러드라.'
'에이...당신 기분 좋아라고 하는 이야기 아니야?'
'아녀. 내가 기분 좋을 일이 뭐 있어. 그넘은 사람들하고 어울리는 거
좋아하고, 지 진로거 정해져 있는 넘인데
행여 넘한테 그런 이야기 하지말랬어'
'그래....그렇지....난 울 아들 잘할줄 알었어
내 아들이여서가 아니라 몇년전에 태풍 불어 난리 났을적에
일 거드는 거 보고 저넘은 어디가든 이뿜 받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그려..그렇지. '
큰넘은 요즘 하수관거공사 현장에서 알바를 하고 있다.
아들넘 친구는 차랑통제를 하는데
아들은 말 그대로 막노동을 하는 모양이다.
집에 오면 옷이 말이 아니다.
그랟 힘들지....해도 생각보다는 괜찮아 ~
날마다 그런다.
아침에 일어나는게 좀 힘들어서 그렇지 괜찮다고~
요즘은 저녁에도 일나가야 한다고 일찍 잔다.
어느새 저렇게 컸을까?
1학년때 군대 가기 전에 택배물류센터 알바 하루 갔다 와서는
알바 이야기는 꺼내지도 않던 넘이
공사현장 알바라니....
그땐..여자친구가 있어서 그친구랑 더 놀고 싶었단다.
넘....주니까..
너무 잘해주니까 너 귀한 줄 모르고
고무신 꺼꾸로 신은겨~ 아들~ 해주고 싶었지만...
나중에 여친 생기면 이야기 해 주련다.
너무 잘해주지 말라고~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