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2014

가끔

그냥. . 2014. 11. 16. 15:50

기분이 좋지 않았다

엇저녁 열시쯤들어 온 우리집 남자는

아무 문제 없었다

다만 술독에 빠진 사람을 이해 못하는

술 못먹는 내가 문제였을 뿐

그럼에도 오늘아침도 평소 갔았음 그러고

말았을거다

어린 아들은 차디 찬 세상으로 일하러 나가는데

정신 못차리고 헤매는 꼴에 화가 났다

두어마디 던졌더니

폭탄비수가 떨어진다

장전된비수가 발사 되기도 전

그런 비수로는 상처도 못낸다고

되려 쏘아댔다

엇그제 오늘같은 상황만 없었더라도

이렇게까지는 아니였을것을

마눌없이는 살아도

술없이는 못살 사람이라고 쏘아 붙히고는

나와 버렸다

우리집남자 이미 잠잠하고

나왔는데 갈데가 없다

내장사에 갈까

영화를볼까

군산에나 갈까

우리집 남자가 외박시킨 내 차를 찾아 가면서 생각해봐도

혼자서 무슨 청승인가 싶었다

용애언니 찾아갈까?

간만에 휴일인디 싶어

은숙이한테 문자 넣었더니 오늘도 가게 나온다고

그래서 광주행 버스를 탔다

광주 터미널에 도착했는데 내 꼬라지가 볼만해서 영화나 보고

올라갈까 하다가

기다릴 친구 생각해서 택시를 탔는데

모른단다

전화 금방해서 물어 본댔더니

뒤에 차들 기다린다고 내려 다른 차 타란다

가까워서 그러냐 했더니 무조건 내리라고

성질이 버럭 나서 문 확 닫고 내려 버렸다

친구에게 전화해서 이러고 이래서 걍 가야겠다

했더니

다른 택시 타던 걸어오던 하라고 알려주는데

왜 눈물이 왈칵 나는지

좀 앉았다가

폰 검색해서 가다가 전화해서 묻다가

길에서 물어 찾아갔다

역시 친구는 좋다

뭔일이냐고 다그쳐 묻지도 않고지 이야기부터 꺼내

ㅈㅏ연스럽게 수다 좀 떨다가 나왔다

찾아걸땐 그렇게 멀더니

얼추 알고 오는 길은 쉽다

전주 가는 버스 안

울집남자 어떤 표정일까 궁금하다

오늘 시댁식구들 밥먹는 날만 아니면

밤에나 들어 가는데

어찌됬간 우리집 남자 덕분에 몇년만에 친구 얼굴 봤다

가끔 싸워야 할까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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