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2014

눈이 좀 날리는 아침이다.

그냥. . 2014. 12. 12. 08:11

눈이 좀 날리는 아침이다.

내리는대로 쌓이니 하늘빛 차 위에

아기 솜털처럼 포실포실 눈이 내려 앉았다.

춥다...

현관 문 밖으로 몸 내밀기 꺽정스러울만치..

아침 여섯시 십분..

밥 차려놓고 큰넘 깨우러 가면서 여는 현관 문은

부담도 꺽정스러움도 그 무엇도 아닌데

지금은 꺽정스럽다.

내 아들은 벌써 한시간도 더 전에

생일 아침인데도 불구하고 눈 내리는 어느 골목길

눈을 쓸어내고 일을 시작 했을텐데

나는 따듯한 침대에서 한동안 더 뒹굴 거리고,

또 이렇게 뜨듯한 방안에 앉아서

습기 내려앉은 창으로 느껴지는 한기를 경계하며

앉아 있으면서

현관 문 밖

차가운 겨울속으로 나가기 싫타...그러고 있는 중이다.

12월 12일..

이날은 날 해년마다 추웠던 것 같다.

물론 당연 겨울이니까 기억이 그러겠지.

추운날도,

더 추운날도,

안 추운날도,

겨울날 답지않게 포근했던 날도 있었겠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 내아들 생일날이 늘 추웠던 것으로 기억 되는 것은

단지 열둘이 두번이나 붙어 있는

한겨울 처럼 느끼고 있기 때문일께다.

내아들은..

내 성향을 많이 닮았다.

그러면서도 우리집 남자 모습도 많이 보인다.

다행인 것은

긍정적인 부분에 대해 많이 닮았다는 것이다.

그것만으로도 나는 참 지금 행복하고 감사하다.

앞으로도 더 얼마든지 괜찮은 사람으로 좋은 어른이 되어 갈거라고

믿기 때문이다.

내아들~ 생일 축하애.

오늘은 너 생일 축하한다고 눈이 많이 내린다드라.

일하는데 많이 불편하고 춥겠지만..

니 좋아하는 눈이고,

엄마도 좋아하는 눈이고,

어쩔수 없는

이 계절만 느낄 수 있는

받을 수 있는 특별한 선물이니

고맙고 감사하게 받아들이자.

이뿌잖어. 눈내리는 세상은...

아름답잖어. 눈 덮인 마을은..

곱잖어. 하아얀 눈송이는~

잠깐..

 

아침일찍 볼일 보러 간 우리집 남자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이제 곧 나가야겠지.

오늘 하루도 이렇게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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