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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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 2016. 1. 5. 22:04

아들~ 엄마야.
화요일이네. 1월 5일 화요일 오후 여섯시 오십사분..
오늘도 훈련 받느나 엄청 엄청 힘들었지. 고생 많았어. 수고했어. 아들~
오늘은 날이 제법 추워졌던데 훈련받는데 더 많이 힘들었겠다.
밥 잘 먹고, 푸욱 자서 피로 좀 날려 버려야 할텐데~ 
감기는 어떠냐? 기침 아직도 하냐? 약은 잘 먹고 있지. 
그넘의 감기는 21년을 가까이 두었어도 부족해서 아직 옆에 두고 있다니~ 이제는 쫌 이겨 낼수 있었으면 싶은
엄마의 마음이다.
아들~ 오늘은 사격훈련 했어?
준비 그 피알아이라는  정신집중, 체력훈련만 했니?
하긴.. 니가 이 편지 읽을 때 쯤이면 어쩌면 사격 훈련도 끝을 보이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인터넷편지 인쇄하는데 3~4일은 걸리는 것 같으니 말이다.
편지 양이 어마어마해서 그것도 쉽지 않은 일 같기는 하드라. 인쇄해서 분류해서 나눠주기가~ 흐흐흐흐..
군대 거기는 쉬운것이 하나도 없나 봐~ 거기서 우리 아들이 잘 버티고 있다니~ 감사할 일이지
손은 트지 않았어? 핸드크림 잘 발러. 자기 전에는 듬뿍 듬뿍 바르고 자면 훨씬 도움이 될꺼야.
핫팩은 부족하지 않은지 모르겠구나. 훈련 끝날때까지 써야하니 잘 계산해서 써.
이번이 3주차니....더 보내자니 짐 될것 같기도 하고, 안보내자니 추우면 어쩌나...싶기도 하고 그렇다.
뭐 하나 명쾌하게 아는게 없으니 참말로 요즘 소통의 중요성을 절실히 느끼고 있단다.
한빈아~ 
아빠는 방금 모임 나가셨어.
작목반 정기총회 있다고 해서. 엄마는 당연 부부동반인줄 알고, 씻고, 옷 갈아입고~ 모임 다녀와서 아들한테
편지 써야지...그러고 있는데 아빠가 묻드라~
어디 가? 하고,
모임이라며~ 했더니
정기총회잖어. 남자들만 하는~ 하는 거야.. 흐흐흐흐..바보..
맞어. 정기총회는 남자들만 하는디. 말도 많고 탈도 많아서 늘 그랬는디 엄마가 깜박 한거지~
어이없는 웃음을 껄껄껄 웃고, 아빠는 모임 가시고, 엄마는 이렇게 앉아서 아들에게 편지 쓰고 있지.
한빈아~ 형은 여행갔어. 아마 지금 크로아티아 그 어느 도시를 여행하고 다니지 않을까~ 싶다.
부럽지~ 너도 가고 싶지.
그럴거 같으다. 넌 거기서 죽어라 힘든 훈련들 감당하고 있는데 싶어서 야그 안할까..하다거 너 입대하기 전에 나왔었던 얘기라 궁금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고~ 해서
근데 아들~ 형한테 고맙다 해야 해.
형이 길 닦아 놨으니 너는 떠나고 때는 그저 그냥 여행 가고 싶습니다~ 하면 되는겨.
아빠도 너 여행 보내줄 생각 벌써부터 하고 계시더라~
물론 엄마도~
아마 이 편지를 니가 읽을 때 쯤이면 집으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 있을지도 모르겠다. 벌써 떠난지 며칠 되었거든.
형 이넘이~ 지난 여름에 여행 갔을때는 전화도 가끔하고, 카톡도 가끔 주더니
이번에는 다섯넘이 함께 가서 그런지 두번째 여행이라 여유가 있어서 그런지 전화 한통이 없다.
니 말대로 무소식이 희소식이려니~ 하고 있다. 호진이 형 카톡 프로필 사진 바뀌는 거 보고....잘 다니고
있구나~ 그러고 있어.
아들아~ 시간은 늘 같은 속도로,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흘러가고 있어.
다만 각각의 개인이 느끼는 속도감이 다를 뿐이지.
너의 지금 시간이 더디 가는것 처럼 느껴져도 그건 니 느낌일 뿐이야. 그러니 힘들고
버거워도 견디고 버티고 감당하다보면 뒤돌아 보며 웃을 날 있을껴~
아들~
오늘도 잘 자고~
옆집언니 전화 왔다. 사물놀이 수업 가자고~
몸도, 마음도, 그리고 관계도 건강하자!!

내일도 침착하게 다치지 않게 조심하고~  또 편지 쓸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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