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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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 2016. 1. 15. 18:14

아들아~ 안녕~

어느새 엄마 방 창가에는 어둠이 스멀스멀 스며들고 있구나.

오늘 하루도 수고 많이 했지. 훈련 막바지라고 더 빡세게 시키는 거 아닌지 몰라~

오늘은 1월 15일 시간은 오후 다섯시 삼십구분이여.

저녁 먹고 있을라나? 지금 쯤이면~ 아님 씻고 저녁 먹을까?

엄마도 밥 먹어야는디 오늘도 느그 아빠는 모임 있으시다고 혀서 대충~ 어떻게 처리할까...그러고 있는 중이다.

오늘이 15일이여.

한달 전 15일하고 오늘 15일하고는 엄청난 차이가 있지~ 아들

한달 전 15일은 너는 따듯한 온실 안에서 갑자기 밖으로 밀려난 병아리처럼 불안하고, 안쓰러워 보였는데

오늘 15일 너는 수료식을 일주일 앞둔~ 대단한 아들이 되어 있잖어.

너희 교육대대 1중대에 새내기 훈련병들이 들어오나 봐~

아들들 오기 벌써~ 전부터 등업을 원하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분주했던 한달 전 엄마 마음을 들여다 보는 거 같아 마음이 짠하더구나.

참말로...힘들고 어렵고 길고 또 길게 느껴졌지만 어쨋든 끝자락이라니 아들도 스스로 생각해도  니가 참 대견스럽지~

오늘 행군이지. 완전무장 야간행군? 맞지
엄마 정보통? 아니 아니 여기저기서 주워 모은 정보에 의하면 행군하는 거 같던디...

행군이 훈련소 마지막 훈련이나 마찬가지라고 아빠가 그러드라고. 추워서 어짜누...

20키로 짊어지고 20키로 걸아어야 하다니 울아들 어깨가 남아 나겠나. 울아들 다리가 잘 버텨 줘야 할낀데~

잘하겠지 물론~ 니 말대로 버티는대는 자신 있다는 아들이니...

버티는데 자신있다는 니 말이 엄마는 좀 걱정스럽기도 해. 그래도 버틸 수 있다는 것은

최악의 상황은 아니라고 했으니 최선을 다해보자꾸나.

시작이 있으면 끝도 당연히 있는 법~

봐봐~ 훈련소 입소했다~ 했더니 퇴소하는 날 다가오고 있잖어. 그런거야.

아들~ 아들은 살 좀 쪘니?

살 쪘다는 아들~ 빠졌다는 아들~ 있던데 아들은 살좀 붙었는지 궁금하네.

니가 통통했던 모습은 형 말대로 돌사진 찍을때 까지였던 것 같은데 울아들 살은 몰라도 근육은 많이 붙었으면

좋겠다. 몸무게 좀 늘었으면~ 하는 바람인데 설마 더 빠진 것은 아니지~

설마.........................흐흐흐... 빠질께 있어야 빠지지

내일은 아들 목소리 들을 수 있을라나?

폰으로 하겠지~ 물론... 엄마 내일은 정읍 가. 아빠랑 형이랑~

아영이 아라 누나도 온다고 했더니 형도 간다고 그러드라구~ 어제 군산 갔는데 지금쯤 아마 군산에서 다시

집으로 오는 버스 타고 있을 껄~

집....흐흐흐...울 막둥이한테는 너무나 먼 이야기겠구나~  춘천에서 집 가고 싶다~ 하던 니 모습이 생생하다.

그래... 떠나 봐야 둥지에 대한 그리움도 생기는 겨~

너의 집은~ 그 집 안에 있는 편안함과 온기는~ 그리고 엄마 아빠랑 형은~ 니 가슴속에 늘~ 있어.

너무 멀리 있는 것만 생각하지 마.

니 안을 들여다 봐~ 거기 바로 거기 있잖어. 널 염려하느라 하루 해가 짧은 니 엄마와 아빠, 그리고, 형..

여전히 지금도 늘~ 보일러가 빵빵하게 들어가는 니 방도 그대로인데...그치.

사실 너 기숙사에 있을때는 너 떠나고 나면 니방 보일러는 바로 아웃~이였었거든...

근디 지금은 아니여. 방이라도 따듯하게 해놔야 니 마음이라도 따듯할 것 같아서리~ 말이여. 흐흐흐.

아들~ 이번주 교회 가겠네.

훈련소에서 가는 마지막 교회이니 가거든 인사 공손히 하고, 감사하단 말씀 전할수 있었음 좋겠다~ 싶다.

쑥쓰럼 많은 울 아들이 글쎄...해 줄지 모르겠지만~

아들... 저녁 맛나게 먹고, 행군 멋지게 해 내고, 내일은 또 꿀맛같은 휴식을 느껴보자꾸나.

몸도, 마음도, 관계도~ 날이면 날마다 건강하자!!

 

한빈아 엄마야~

아들은 지금쯤 행군하고 있겠구나.. 싶다.

날이 많이 춥지. 여기는 어제보다는 많이 풀렸는데 그럼에두 불구하고 해 떨어지고나면 추운데

너 있는곳은 얼마나 추울까..싶다.

지금 시간은...밤 열한시 이십사분~ 1월 15일이야.

15일도 이제 몇분 안 남았구나.

카페에 올라 와 있는 아들 사진들을 다아 다시 찾아 봤어.

물론 엄마 폰이고, 노트북에 다아 저장해 놓기는 했지만...울 아들 안녕이 급 궁금해지는 것은 그냥

이렇게 차갑고 날카로운 밤에 완전 군장을하고 행군을 하고 있을 아들을 생각하니 마음이 무거워진 탓일꺼여.

울아들~ 잘하고 있지?

니가 지금 이시간 주어진 임무를 아무 탈 없이 수행하고 있기를 엄마는 간절히 기도하고 바랄 뿐이야.

아들~

지난 11일 교회에서 햄버거 먹음서 찍은 사진도, 그 전에 바나나랑 먹음서 찍은 사진도 다시 보니 참말로

울아들~ 이뿌게도 생겼다~ 싶더라구.

물론 니가 들으면 ~ 엄마 아들이니까~ 엄마 눈에는 그렇게 보이는 거여~ 하겠지만 엄마 눈에는 너밖에 안보여~

흐흐흐..

어떤 멋진 가수가 너밖에 안보여~ 너~ 하고 부르던 노래처럼..

엄마 눈에는 아들 밖에 안 보인다. 아들 뒤에서 후광이 반짝 반짝~

엄마는 아들을 잘도 찾지~아들 찾기 대회 있음 1등 할 자신 있는디~ 흐흐흐...

봐라~ 수료식 가서도 엄마가 아들을 얼마나 얼마나 잘 찾는지~

행군은 언제 시작했을까? 절반쯤 걸었을까? 삼분의 일쯤 해 냈을까?

엄마.....혹시 헛다리 긁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형도~ 객가전투 끝나는 주에 행군한다고 그래서리 그런가 그러고 있는디~

울 아들 쿨쿨 잘 자고 있는데 엄마가 행군~ 행군~ 노래 부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손톱만큼 자신이 없어질라 그러네

오늘은 왠지~ 엄마가 잠을 좀 설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흐흐흐..

요즘 엄마 맨날 맨낼 늦게 자~ 그러곤 아침에 일어나기 싫어서 애처럼 5분만~ 5분만 그러고 있지

자는 시간에 자야는디 니가  거기 있어서 그런가...

아들이 늦게 들어 올 일 없으니 일찌감치 늘어져 자도 좋은디 밤이 기인 탓에 엄마 잠자는 시간대가

자꾸 늦어지는 거 있지~ 은근히 아빠 엄마만 있는 집이 허전하게 느껴지나벼

아들~

지금 이시간 니가 행군을 하고 있던, 잠을 자고 있던~ 아님 불침번을 서던 간에

너는 건강하게 아무문제 없이 너 할일을 하고 있으면 되는거여. 그치.

제 자리에서 열심히 최선을 다해 살아가고 있다는 것은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칭찬받을 일이고 가치있는 일이니까.

별일 없다는게 아무 문제 없이 하루하루를 마무리 할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싶다..

아들아~

내일 ~토요일일까? 일요일일까? 너 목소리 들을 수 있는 날은?

벌써부터 휴대폰 옆구리에 끼고 아들 전화 기다린다.

아들~ 건강하고, 씩씩한 목소리 들려줘잉~

내일도, 모레도, 그리고 오늘도 우리 서로 건강하고 건강하자~

몸도, 마음도, 관계도~

아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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