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내린다.
며칠 전에 감질나게 내리다 말더니
오늘은 푸짐하게 내린다.
젖어 있어야 하는 표고버섯 종균을 끌어안고절
방안에서도 빗소리가 들리니
우리집 국수 오늘은 산책 못 나가는 날이구나 싶은지 떼도 안 쓰고
하루종일 보이지 않던 엄마의 바쁜 발걸음을 따라 다니느라
덩달아 국수 발걸음이 바쁘다.
저렇게 무조건 좋다고 쫓아 댕기는우 많아졌다.
어제 먹고 남은 쇠고기를 구워서 남편이랑 먹는데
우리집 국수 눈독을 들이고 얌전히 앉아 있으면 한점 얻어 먹을 수
있을 거라는 걸 아는지 기둘리고 있다.
그러다가
두릎 한 잎 하고 쇠고기 한 점을 1초 간격으로 올려 놨더니
두릎으로 가던 잎이 쇠고기 쪽으로 순식간에 바뀐다.
허허허..
저 넘도 고기 맛난 줄은 아는 모양이다.
그냥 양념 하나도 안하고, 후추도 안 넣구 구워 쇠고기 먹는 날은
우리 국수도 한 점 얻어 먹는 날이다.
비가 오니 좋기도 하고
몸이 으스스 하기도 하고~
나이 탓인가...
등쪽이 싸아하게 한기가 들기도 하고, 뒷목이 싸늘하게 식어가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그렇다고 바로 감기가 같이 오는 것은 아닌데 그 느낌이 너무너무 싫다.
옷을 얇게 입는 것도 아니고, 집이 추운것도 아닌데
이것은 순전히 나이 탓인 모양이다.
나이탓...
정말 핑계 대기 좋은 게 나이다.
나만 먹는 것도 아닌데
나만 먹는 것처럼
수없이 많은 것들의 못마땅함이나 부족해짐이나 불편해짐을
나이 탓이라 한다.
남들보다 나는 두어살씩은 더 먹는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