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2020

생강차 만들기

그냥. . 2020. 11. 14. 21:51

생강차를 만들려고 생강 껍질을 벗기고 채를 썰고 

대추씨를 발라내고 채를 썰었다.

해 년마다 이맘때면 감사하게도 생강을 주시는 분이 있다.

씻어서 채쳐서 달아보니 2.45kg

내일 모래쯤 5kg 부탁 해 놓은 거 가져오면 그거까지 해서

생강 대추차 만들 생각이다.

작년에는 이보다 훨씬 더 많이 만들었는데 여기저기 

여덟 집인가 아홉 집인가 나눠 먹고 우리도 겨울 내내 먹었다.

그 덕분인지 생강차를 먹는 어른들은 감기한번 걸리지 않고 

겨울을 났었다.

올해는 그렇게는 못하고... 못하겠고,

엄마는 조금만 만들라고 난리다. 껍질 벗겨 채치는 게 보통 일 이냐시고,

어머니는 넉넉히 해서 나눠먹지 안 그런다고 불만이시다.

흐흐흐...

그냥 내 맘 가는 데로 할 것이다.

올해는 좀 줄일래. 체력이 예전 같지 않아.

작년엔 수술하고도 그 정도는 했었는데 하긴 그때는 쉬고 있는 중이었고,

지금은 그런 것은 아니니까 조금만 하려 한다.

우리 가족만 나눠 먹을 정도로..

근데 생각이 예전 같지 않은 모양이다.

맨 손으로 그 많은 생강을 다 칼질했는데 손이 맵지 않다.

예전에는 마늘만 좀 많이 까도 손이 얼얼하니 아팠는데

말이다.

아니 어쩌면 생강은 그대로인데 내 손이 무뎌졌는지도 모르겠다.

살림한 세월이 몇 해인가.

그렇긴 하네 요즘에는 김치 담글 때도 손맛도 없는 것이 맨손으로

하고도 아무렇지 않은 것을 보면 내 손이 세월만큼 무뎌졌거나 두터워졌다고

해야 맞을 것 같다.

손도 무뎌지고,

마음도 무뎌지고

감성도 무뎌지고 

그러는 거지 뭐.

나이 먹어 좋은 것 중에 하나는 무뎌지는 거 아닌가 싶다.

한의원에 갔었지.

그만 가려고 했는데..

효과 보고 있으니 한 번 더 가자고 남편이 예약을 해 놔서.

경옥고를 지어 왔다. 사 왔다고 해야 맞나?

암튼..

이 몸에는 공진단보다는 경옥고가 맞을 듯하다고..

생각했던 것만큼 고가는 아니어서 마음이 한결 가벼웠다.

그리고....

인터넷을 검색해봐도

누구에게 물어봐도..

속 시원하게는 아니어도 아 그래서 그렇구나 수긍할만한 답을 찾지 못해

답답했던 것에 대해 여쭈어 봤는데

이래서 그렇다고 짚어 주시니 속이 후련하다.

내 아프고 불편한 것 알아 주시고 공감해주시는 것 만으로도

위안을 받는다.

공감이 안 된다는 게...

아무도 몰라준다는게 참 쓸쓸했었다.

귀울림이나 뭐 그런 것처럼

쉽게 개선될 것은 아니라고 하지만 그래도 원인은 알았잖아.

그나저나

뜨개질... 조금만 해야겠다.

안 하는 게 좋을 거 같다는 한의사 선생님의 권고를 받았다.

그래 뭐...

실 사놓은 게 많아서 아주 놓을 수는 없지만

지금보다 더 더 더 조금만 해야겠다.

그리고.......

오늘의 가장 중요한 일...

작은 아이가 비대면으로 영상 면접을 봤다.

참 쉽지 않은 일이다.

늘 하고 나면 아쉬움은 남는 듯하고...

잘 됐으면 좋겠다.

큰아이가 사준 호떡은 따끈따끈하고 맛있었고,

경옥고는 생각만큼 쓰지 않아서 먹을만한 것 같다.

가을이 깊어간다.

낙엽 지는 거 보러 가고 싶었는데

동네 앞 느티나무 은행나무 지는 거 바라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할 것 같다.

우리 동네는 큰 느티나무 있는 동네로도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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