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열한시가 넘었다.
힘들다 힘들다 말로만 하고 내몸 혹사 시키는 것은
그 누구도 아니고 나라는 사실이
가끔은 한탄 스럽다.
한 가지에 꽂히면 끝장을 보고 마는 성격은
어디서 왔을까?
학교 다닐적에 공부에 이렇게 꽂혔으면
지금 인생이 달라졌을지도 모르는데
그때만 해도 내가 뭘 좋아하는지
뭘 잘하는지 알지 못했다.
그냥 습관처럼 학교를 다니고,
친구들이 돈 벌러 나가니까
나도 더 늦어지면 안 될 것 같아서 욕심 내지도
별로 고르지도 생각도 않고 친구 따라 강남 가듯이 그렇게
고향을 떠났고 직업을 선택했다.
지금 생각하면
얼마나 어리석고 또 얼마나 대책 없는 짓이었는지
한숨이 나올 지경이다.
열심히 살지 않았다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
그렇지만 생각이 정말 없었던 것에 대해서는
철없음 하고는 또 다른 막연한 답답함이 있다.
조금 더 생각하고, 조금 더 고민하고
조금 더 알아보고 그랬어도 좋았을 것을 싶은 미련은
삼십 년도 넘게 지난 그 일이 아직도 아쉽다.
그 아쉬움에 원망할 대상은 아무도 없다.
그냥.. 그때 담임 선생님이나 상담 선생님들이
안부가 가끔 궁금할 뿐...
삼천포로 빠졌다. 일기가.
뭔 말을 하고 싶었던 것일까?
내 나이가 적지 않은 모양이다.
자꾸 지난날들을 들추어 보는 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