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보다는 조금 더 부드러워진 달빛이 곱기도 하다.
맥주한잔 마셨다길래 버스 정류장으로 큰아이 마중 나가는 길
가끔 이렇게 마중 나와 달라고 부르지 않으면
달빛도 별빛도 만날 일이 그리 많지 않다.
깊은 겨울이래도 초저녁 달빛하고 정점으로 깊어가는 달빛하고는
뭔가 그 느낌이 다르다.
차로 5분 거리 그 잠깐의 시간동안에
히터 때문인가 속이 화악 뒤집힌다.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는...
단 한 번도 내가 먼저 가서 기다리게 하지 않는 큰아이를 데리고
들어 오는 길...
직장 잡은 친구가 옆 도시로 이사 가야해서 같이 원룸 알아보고 왔다고 한다.
전세로 가계약하고 전세자금대출 받을 생각이라고 그런다.
집에서는 안 도와 주신데? 했더니
먼저 대 주시고 조금씩 갚아 나가던지 아님 대출 받는다고...
저렇게도 하는구나..
아들 친구 엄마가 그렇게 많이 바쁘신 분도 아니고?
집 같이 보러 다녀 주실 법도 한데 아들에게 전적으로 맞기는 것은
그만큼의 믿음이 있기 때문잉겠지.
나는...
아마도...
내 아들이 그런 상황이면
내가 나서서 같이 다니지 않았을까 싶다.
걱정이 많아서리...
그리고 첫 직장 잡아서 원룸 얻는데 집에서 좀 보태주지 않으면
남편에게 서운하다고 입이 댓발이나 나와있을 거 같은데..
하긴..
아들 친구는 하고 싶은 것도 많은 아이였고,
그 대부분의 것들을 부모는 할 수 있게 해 주셨기도 했다.
유럽 여행에 일본 여행 거기까지는 우리 아들넘이랑 같이 다녔고,
해외 교환학생에 봉사활동까지 거기다 중국여행까지
그리고 1년 학교 더 다니고, 졸업하고 2년을 넘게 공부했으니
그 부모님도 참 애 많이 쓰셨다.
대단하신 부모님이다.
그나저나
울 아들 독립하는 친구가 부럽지 않았을까 싶다.
물론..
저도 독립해서 살다고 지가 들어오고 싶다고 해서 들어온 것이기는 하지만
지 동생도 나가고 지 친구도 독립하고 하는 거 보면
그리고 가끔 눈치 주는 아빠를 느끼면서 부러웠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아들아 너도 머지 않았어.
올해 안이 될것 같다고 니가 그랬잖어. 그렇게 되면 다시
집에 들어와 엄마랑 같이 살 일 또 있겠니.
조금만 더 같이 살자..
이래저래 이제는 엄마도 자야할까 보다.
어느새 날짜가 바뀌어 버렸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