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2021

달빛 고운 밤

그냥. . 2021. 1. 31. 00:11

어제보다는 조금 더 부드러워진 달빛이 곱기도 하다.

맥주한잔 마셨다길래 버스 정류장으로 큰아이 마중 나가는 길

가끔 이렇게 마중 나와 달라고 부르지 않으면

달빛도 별빛도 만날 일이 그리 많지 않다.

깊은 겨울이래도 초저녁 달빛하고 정점으로 깊어가는 달빛하고는

뭔가 그 느낌이 다르다.

차로 5분 거리 그 잠깐의 시간동안에 

히터 때문인가 속이 화악 뒤집힌다.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는...

단 한 번도 내가 먼저 가서 기다리게 하지 않는 큰아이를 데리고

들어 오는 길... 

직장 잡은 친구가 옆 도시로 이사 가야해서 같이 원룸 알아보고 왔다고 한다.

전세로 가계약하고 전세자금대출 받을 생각이라고 그런다.

집에서는 안 도와 주신데? 했더니

먼저 대 주시고 조금씩 갚아 나가던지 아님 대출 받는다고...

저렇게도 하는구나..

아들 친구 엄마가 그렇게 많이 바쁘신 분도 아니고?

집 같이 보러 다녀 주실 법도 한데 아들에게 전적으로 맞기는 것은

그만큼의 믿음이 있기 때문잉겠지.

나는...

아마도...

내 아들이 그런 상황이면

내가 나서서 같이 다니지 않았을까 싶다.

걱정이 많아서리...

그리고 첫 직장 잡아서 원룸 얻는데 집에서 좀 보태주지 않으면

남편에게 서운하다고 입이 댓발이나 나와있을 거 같은데..

하긴..

아들 친구는 하고 싶은 것도 많은 아이였고,

그 대부분의 것들을 부모는 할 수 있게 해 주셨기도 했다.

유럽 여행에 일본 여행 거기까지는 우리 아들넘이랑 같이 다녔고,

해외 교환학생에 봉사활동까지 거기다 중국여행까지

그리고 1년 학교 더 다니고, 졸업하고 2년을 넘게 공부했으니

그 부모님도 참 애 많이 쓰셨다.

대단하신 부모님이다.

그나저나

울 아들 독립하는 친구가 부럽지 않았을까 싶다.

물론..

저도 독립해서 살다고 지가 들어오고 싶다고 해서 들어온 것이기는 하지만

지 동생도 나가고 지 친구도 독립하고 하는 거 보면

그리고 가끔 눈치 주는 아빠를 느끼면서 부러웠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아들아 너도 머지 않았어.

올해 안이 될것 같다고 니가 그랬잖어. 그렇게 되면 다시

집에 들어와 엄마랑 같이 살 일 또 있겠니.

조금만 더 같이 살자..

이래저래 이제는 엄마도 자야할까 보다.

어느새 날짜가 바뀌어 버렸네...

 

'지나간날들 > 2021'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이가 들어가는 걸까  (0) 2021.02.01
열한시가 넘어네  (0) 2021.01.31
바쁘게 산다.  (0) 2021.01.29
  (0) 2021.01.27
비는 내리고..  (0) 2021.0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