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고에 쌓여가는 건고추를 나누고 싶은 집에
나눌만큼씩 나누어 담았다.
우선 엄마네 사십 근.. 김장해야 하니까 그리고 언니네랑 동생 네 것 까지
더 드려도 되는데 작년것이 많이 남았다고 심십근만 가져오라는 거 사십 근
제일 좋은 걸로 담아 놓고..
두 동서네 열근씩, 작은 아버님에 열근
고추 초벌 말려온 남편 친구네 다섯 근
그리고 남편 또 다른 친구 파란 파란 비닐봉지로 한 봉지.. 이건 무게를 달지 않았다.
서너 근? 되지 않을까..
그리고도 제법 남았다.
결국 모지리들만 많이 남았지만 말이다.
두벌 째 수확했을 때 그때도 비가 참 많이 왔었다.
멋모르고 양껏 땄는데 친구네 건조가 용량보다 들어가 생고추 용량이 더 많았는지
말리는데 시간이 많이 오래 걸렸고... 다 말리지 못하고
다른 집에 나머지 고추를 말리고..
그러다 보니 길어진 시간만큼 고추 색이 나빠졌다는..
속이 어찌나 상하던지
두벌 세벌이 제일 좋다는데 말이다.
그래서 급하게 건조고 들여놓고... 세 벌 째부터는 욕심껏 따서 흡족한 데로
말려내고 있다.
하우스 안 고추라 언제까지 수확하게 돌지는 모르겠지만.
우리는 모지리들 두 번째 것만으로도 충분할 것 같으고...
이제부터 수확하는 것은 다 내 거다. 흐흐흐..
큰집 오빠네도 조금 주고 싶으고.. 남편 아는 사람에게 조금씩 아름아름
팔아서 용돈 쓸 계획이다.
깨끗이 씻어서 꼭지까지 다 제거했으니 나쁘지 않은 조건일 것 같다.
신의 한 수였어.
고추 꼭지를 따서 말리기 시작한 것은..
그만큼 건조기에 양도 더 많이 들어가고
건조한 다음에 제거하려면 손도 엄청 아픈데 생고추일 때 제거하니까
훨씬 수월하더라고..
올해 처음 심어 본 고추인데
백 프로 만족하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나름 70점은 줘도 되지 않을까... 싶다.
쌓여가는 건고추를 볼 때마다..
여기저기 나누고 싶은 손에 들려가는 고추를 볼 때마다 행복할 것 같다.
이래서 사람들이 일을 놓지 못하나 보다.
엄마! 고추 색 좋지~ 하고 후딱 자랑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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