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봉틀을 하나 살까... 하고 있었다.
30년도 더 된 내 봉틀이는 일은 많이 하지 않은 것 같은데
골골이다. 십수년 전에 병원에 다녀왔는데
별 차도가 없었다.
그때는 어깨가 너무 안 좋아서 이차 저차 재봉틀을 놓아 버리면
되겠지 하고 생각했고, 또 그렇게 했었다.
그러다 가끔 정말 가끔 아쉬움을 느꼈고;....
봉틀이가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문득문득 들었다.
그런데 요놈이 한두 푼 하는 것도 아니고
우리 집 남자는 절대로 사 줄리가 없고....
적당히가 안 되는 사람이라며 뜨개질이며 재봉질하는 나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지난달..
목돈 들어갈 일이 있어서
이번 달에 사야지... 그러고 있었다.
나라에서 코로나 덕에 돈도 준다 하고.. 해서...
근데 그걸로는 대 상 포 진 주사 맞을 생각이다 남편이랑 나랑..
그래도 아주 비싼 거 말고 보편적인 걸로 살까.. 사자 살까.. 사야지 그러고 있는데..
큰아이 합격하면 사주겠다 했던 것이 내 생각했던 것보다 제법 가격이 하네..
그래도 기분 좋게 결재 하주고.. 나니 망설임..
엊그제 작은아이 명절 기차표 예매했는데 차표 값이 평소보다 많이 비싸더라고..
왕복 9만 원이 넘더라고..
그리고 오늘..
철딱서니 없는 울 막둥이 엄마 치킨 사줘~ 한다..
흐흐.. 스물여섯 먹은 넘이..
대학원에서 공부하는 넘이...
한 달에 한 번은 꼭 치킨 타령을 한다.
엄마에게 할 수 있는 어리광이라 생각하고 사주고...
우리 집 남자 오늘 순댓국에 소주 한잔 하고 싶다 해서 그거 해결해주고...
내 재봉틀이 자꾸 멀어져 간다...
조금씩 멀어져 간다.. 내 몇 안 되는 나만의 그것이...
흐흐흐..
다음 달은 좀 괜찮아지겠지. 그럼 그때 살까? 고민 중이다.
아... 진짜
망설이지 말고 그냥 화악 질러 버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