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2021

조금씩 멀어져 간다

그냥. . 2021. 9. 4. 22:02

재봉틀을 하나 살까... 하고 있었다.

30년도 더 된 내 봉틀이는 일은 많이 하지 않은 것 같은데

골골이다. 십수년 전에 병원에 다녀왔는데

별 차도가 없었다.

그때는 어깨가 너무 안 좋아서 이차 저차 재봉틀을 놓아 버리면 

되겠지 하고 생각했고, 또 그렇게 했었다.

그러다 가끔 정말 가끔 아쉬움을 느꼈고;....

봉틀이가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문득문득 들었다.

그런데 요놈이 한두 푼 하는 것도 아니고

우리 집 남자는 절대로 사 줄리가 없고....

적당히가 안 되는 사람이라며 뜨개질이며 재봉질하는 나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지난달..

목돈 들어갈 일이 있어서

이번 달에 사야지... 그러고 있었다.

나라에서 코로나 덕에 돈도 준다 하고.. 해서...

근데 그걸로는 대 상 포 진 주사 맞을 생각이다 남편이랑 나랑..

그래도 아주 비싼 거 말고 보편적인 걸로 살까.. 사자 살까.. 사야지 그러고 있는데..

큰아이 합격하면 사주겠다 했던 것이 내 생각했던 것보다 제법 가격이 하네..

그래도 기분 좋게 결재 하주고.. 나니 망설임..

엊그제 작은아이 명절 기차표 예매했는데 차표 값이 평소보다 많이 비싸더라고..

왕복 9만 원이 넘더라고..

그리고 오늘..

철딱서니 없는 울 막둥이 엄마 치킨 사줘~ 한다..

흐흐.. 스물여섯 먹은 넘이..

대학원에서 공부하는 넘이...

한 달에 한 번은 꼭 치킨 타령을 한다.

엄마에게 할 수 있는 어리광이라 생각하고 사주고...

우리 집 남자 오늘 순댓국에 소주 한잔 하고 싶다 해서 그거 해결해주고...

내 재봉틀이 자꾸 멀어져 간다...

조금씩 멀어져 간다.. 내 몇 안 되는 나만의 그것이... 

흐흐흐..

다음 달은 좀 괜찮아지겠지. 그럼 그때 살까? 고민 중이다.

아... 진짜 

망설이지 말고 그냥 화악 질러 버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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