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2022(쉬운 나이)

익숙해지기까지

그냥. . 2022. 2. 13. 22:31

뭔가에 익숙해지기까지는 얼마만의 시간이 걸릴까..

가방을 하나 사야 하는데 사야 하는데 그러고 있다.

늘 한 몸처럼 나와 함께 집 밖을 나가던 가방이 많이 낡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못 본 척 하고 들고 다녔는데

이건 좀...싶은 상태가 되었다.

남이 보기에 이건 좀.. 이 아니라 내 눈에도 이제 그만 보내 줄 때가 된 것이다.

그렇게 보낼 생각을 하고 

두어 달 전쯤 아울렛에 간 김에 하나 들고 왔는데 영 맘에 들지 않는다.

그냥 뭔가 맘에 들지 않는다.

내가 분명 골라 사 들고 왔는데도 그 이유를 모르겠다.

그렇게 새로 우리집에 들어온 그 아이는 그냥 그렇게 자리만 차지하고 있고

늘 들고 다니던 가방을 들고 다니다가 

인터넷으로 하나 샀는데.. 안보고 사는 것이 대부분 그렇듯이..

이것 또한 몇 번 들어 봤는데 뭔지 손에 붙지 않는다.

투덜 투덜거리며 잘못 샀어 그러고 있는데..

쉽지가 않다.

까딸스러운 성격도 아니고 멋을 알거나 그러지도 않는데

그냥.. 전에 쓰던 가방이 너무 손에 익고 몸에 익숙해져서 다른 가방에

몸에 붙지 않는 건지도 모르겠다.

그렇다고 그 비슷한 것을 또 사고 싶은 생각은 없는 거다.

그래서 며칠 째 생각만 하고 있다.

들고 다니기 편하고, 그렇다고 너무 격식 없지도 않고

어디든 어울릴만한 뭐 그런 거 눈에 딱 들어오는 것을

틈 날 때마다 찾고 있는데 쉽지 않다.

어쩌면 맘에 드는 가방을 구입하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고

함께 세월을 보내며 길들여진 그 묘한 그것이 중요한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어찌 되었건 뭔가 들여놓아야 정이 들든 길이 들든 할 거 아닌가 싶다.

눈팅만 가끔 하고 있다.

사실은 가방 사야지 하는 맘보다 뜨개질에 마음이 빼앗겨 있어서

그러는지도 모를 일이다.

아직 뱃속이 맹~ 하다.

그래도 다행이지 메롱은 아니어서..

자고 나면 새 날에는 말짱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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