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간단하고 익숙한 것이래도
뜨개질을 하다 보면 큰 구간이든 작은 구간이든
꼭 한 두 번을 풀고 다시 떠야 하는 일이 대부분 생긴다.
무늬가 틀려서, 아님 그만 늘리거나 줄여야 하는데
그 타이밍을 놓쳐 한 두줄 더 나갔거나 들 나갔을 때..
한 코 빠지거나 간단한 무늬 같은 경우는
그냥 그 자리만 내려가 풀어 다시 떠 올리면 되는데 그렇게 되지
않는 부분은 별 수 없이 풀어서 다시 떠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나만 아는 실수라고 해도 볼 때마다 입을 때마다
눈에 거슬리거든..
그래도 뜨개질은 그나마 얼마나 다행인가 싶다.
다 떠놓고 맘에 안 들면 다시 풀어..
한 일주일에서 열흘이라는 기간만 되돌리면 되는 것이다.
그럼 다시 시작할 수 있고, 내 맘에 찰 때까지 다시 또다시 하면
되는 것이고 보면 뜨개질의 매력은 만들어지는 작품을 보는 거 보다
난 어쩌면 틀려도 맘에 안 들어도 어떻게든 다시 할 수 있다는 거에서
오는 거 아닌가 싶다.
엊그제 카디건 풀어놓은 실로 뭔가를 다시 뜨고 있는데
정말 정말 간단한 뜨기 기법인데 처음 하는 것이라 그런지
엉뚱한 실수를 해서 풀어 다시 떴다.
열심히 떠서 어깨 부분 늘림 코를 하면서 뜨고 있는데...
뜨고 보니 너무 많이 늘렸어.
안 그래도 지난번 카디건도 너무 어벙 벙하게 커서 풀어 버렸는데.
그래서 정해진 부분까지 풀어 버리고...
다시 시작할 곳에서 멈춤 해 놨다.
이제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새로 시작하면 되는 것이다.
다시 시작하는 뜨개..
목도리 풀어 카디건 만들고 가디건 풀어 스웨터 만들 수 있는
뜨개....
상하지만 않으면 돌고 돌고 또 돌 수 있는 실과의 놀이가 나는 참 좋다...
엄마와의 거리두기..
아니 엄마랑 통화하는 것에 대한 간격 두기를 하고 있다.
늘 해 버릇해서 그 시간 되면 자꾸 시계를 들여다 보기는 하는데....
간격이 필요해.
아들들에게도 목소리 나간 거 들키기 싫어서 전화 못 하고 있는데
남편이 대신 통화하고 전해 주어서 다행이기는 하다.
나중에 아주아주 나중에 엄마한테 소홀히 했던 거
땅을 치며 후회할지는 모르지만....
지금은 거리두기가 필요한 게 맞는 거 같다.
엄마는 내 몸상태에 대해 너무 예민하고,
나는 늘 항상 건강한 목소리를 들려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좀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필요한 거 같아. 자연스럽게 딸이 바쁜가... 할 수 있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