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가 주룩주룩 내렸다. 지금도 내리고 있다.
볼 것도 없는 창밖의 비의 장막이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마음을 잡아끌고 시선을 잡아당겨 놓아 주지를 않는다.
비 그래 비는 저렇게 내려야 좋지...
오늘 큰아이가 정식 첫 출근을 했다.
다행히도 집 가까운 곳으로 발령을 받아서
여러모로 걱정을 많이 덜었다.
일을 하다가 문득 점심을 먹다가 문득...
비 내리는 창밖을 바라보며 커피를 마시다가 문득문득
잘하고 있을까......
대학 입학하는 날도 봄비가 내리더니 첫 출근하는 오늘도 비가
많이 왔는데.... 남편에게 말을 건네며
아이가 퇴근하길 기다려 물었다.
어땠어? 괜찮았어?
아이는 물론 괜찮았다고 하고..
아빠가 이런저런 것을 물어보는 거에 성의껏 대답하며..
사실은 별로 아는 게 없어요... 한다.
그렇지 첫날인데 뭘 얼마나 알겠어.
그래도 별 일 없이 교육받고 왔다니 다행이다 싶었는데..
친구하고 통화하는데
제법 많이 긴장했던 모양이다.
이전에 다녔던 직장들은 맘에 영 안 맞으면 옮기면 그만이지 하는 생각이
있었겠지만..
시험 봐서 평생 천직으로 생각해야 한다며 내 디딘 첫 발이
많이도 긴장되고 설고 어색했겠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엄마 아빠한테는 괜찮다 말해주는 아들...
친구들하고 솔직한 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는 내 아이가
참 다행이다 싶다.
하긴 그래..
나도 저만할 때 부모보다는 친구들에게 더 솔직했던 것 같기는 해...
비 온다...
이 비 그치고 나면 봄이 한껏 물이 익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