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방 식탁 의자에 앉으면 담장 너머로
옆집 꽃밭이 보인다
꽃밭이였는데 할머니 돌아가시고 꽃밭이 아닌듯한 꽃밭
정말 작았지만 철마다 색을 바꿔가며 화사했는데
지금은 좀 그렇다 완전 야생의 풀밭이 거기 있다
떨어져 초연한 모습이 더 아름답다 해서 그랬던가
지난해의 온몸을 옥죄었을 넝쿨풀이 해 바뀐 지금도 그물망처럼 아니면 올가미처럼 동백나무를 옭아매고 있다
다시 저 풀이 장마를 만나고 여름태양을 만나 기세등등해지면 과연 동백나무는 버텨낼 수 있을까
설영 어떻게 어떻게 버텨낸데도 내년을 기약할 수 있을까
갈퀴로든 뭣으로든 열댓번 긁어 내 주면 그만일 것 같은데 남의 마당 동백나무를 이러쿵 저러쿵 이야기 하기도 그렇다 혼자 사는 젊은남자는 자기 인생 자체만으로도 버거운듯 한데 말이다
옆집 동백나무가 그 걸 옭아맨 마른 풀대들이 마음이 무겁다
옆집 동백나무가 그렇게 저렇게 말라갈까 봐 마음이 자꾸 쓰인다
흐
마지막 잎새에 너무 이입하고 있는 건 아니지만 말이다
옆집 꽃밭이 보인다
꽃밭이였는데 할머니 돌아가시고 꽃밭이 아닌듯한 꽃밭
정말 작았지만 철마다 색을 바꿔가며 화사했는데
지금은 좀 그렇다 완전 야생의 풀밭이 거기 있다
떨어져 초연한 모습이 더 아름답다 해서 그랬던가
지난해의 온몸을 옥죄었을 넝쿨풀이 해 바뀐 지금도 그물망처럼 아니면 올가미처럼 동백나무를 옭아매고 있다
다시 저 풀이 장마를 만나고 여름태양을 만나 기세등등해지면 과연 동백나무는 버텨낼 수 있을까
설영 어떻게 어떻게 버텨낸데도 내년을 기약할 수 있을까
갈퀴로든 뭣으로든 열댓번 긁어 내 주면 그만일 것 같은데 남의 마당 동백나무를 이러쿵 저러쿵 이야기 하기도 그렇다 혼자 사는 젊은남자는 자기 인생 자체만으로도 버거운듯 한데 말이다
옆집 동백나무가 그 걸 옭아맨 마른 풀대들이 마음이 무겁다
옆집 동백나무가 그렇게 저렇게 말라갈까 봐 마음이 자꾸 쓰인다
흐
마지막 잎새에 너무 이입하고 있는 건 아니지만 말이다